‘포켓 리스팅(pocket listing)’ 나쁘기만 한 것일까?

최근 미국부동산중개인연합(NAR)이 주택 등 부동산 매물을 MLS(Multiple Listing Services)를 통해 공개하지 않고 브로커(에이전트)의 자체 네트워크를 사용해 판매하는 포켓리스팅을 공식 금지하는 규정을 통과시켰다.

이 규정이 통과됨에 따라 브로커와 에이전트는 내년 5월 1일을 기해 리스팅 접수 후 다음날까지 이를 MLS 사이트에 올려 공유해야 한다.

대다수의 에이전트와 고객들은 포켓 리스팅 금지 조치를 환영하고 있다. 포켓리스팅의 특성상 특정인에게만 정보가 공유되기 때문에 일반 매매자들이 좋은 매물을 살 기회를 박탈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 이른바 포켓리스팅의 대다수가 한 브로커(에이전트)가 셀러와 바이어를 동시에 대변하는 듀얼 에이전트 형태로 운영돼 투명성이 떨어지는 점도 포켓리스팅 금지 조치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포켓리스팅 금지 조치가 셀러의 권리를 무시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름대로의 설득력이 있다.

셀러들이 포켓리스팅을 요규하는 이유는 1)주택매각 사실 공개를 원하지 않거나 2)오픈하우스를 통해 생겨나는 사생활 침해를 원치않고, 3) 리스팅 가격 공개로 인한 협상력 저하 등을 우려해서다. 즉 포켓리스팅이 셀러(소비자)가 자신의 정보 및 권리 보호를 위해 택할 수 있는 수단인 이상 불법도 아닌 규정을 금지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원하기만 하면 포켓리스팅 매물을 확인할 수 있는 것 역시 포켓리스팅 금지 조치에 대한 의문점이 생기게 하는 부분이다.

포켓리스팅은 MLS 없이도 ThePLS.com 등 일부 사이트만 활용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포켓리스팅이 더 이상 시크릿 리스팅으로 불리지 않는 이유다.

포켓리스팅 매물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한 에이전트는 “기존 테넌트가 주택 매각 사실을 알게 될 경우 이사비용이나 수리비 등을 놓고 잦은 분쟁이 생겨 이를 꺼리는 소유주가 많다”며 “오픈 하우스 역시도 인터넷과 각종 기기 발달 이후 그 효과에 비해 번거로움이 큰 편이며 주소 공개도 사생활 측면에서 위험성이 있다. 또 오픈하우스 이후 필요한 청소와 가구 재배치 등도 스트레스를 준다. 특히 고급주택의 경우 생각보다 도난 등 사고가 많이 발생해 MLS를 꺼리게 된다. 또 요즘과 같이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굳이 리스팅을 공개하지 않아도 충분히 제값을 받는 경우가 많다. 포켓리스팅을 금지한다고 해서 리스팅 자체가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든다”고 말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