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 오픈 뱅킹화 가능할까?

<사진:adobestock>

미주 지역 한인은행의 오픈 뱅킹화는 과연 가능할까?

어느 새 성큼 다가온 ‘빅 블러 (Big Blur)’ 시대 속에 한인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오픈 뱅킹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빅 블러의 시대란 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의 급격한 발달로 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을 뜻하는 용어다. 미래학자인 스탠 데이비스가 1999년 ‘블러 : 연결 경제에서 변화의 속도’라는 저서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빅 블러는 이미 글로벌 금융계에서 급격히 확산되는 추세다. 핀테크의 활성화로 애플리케이션을 전면에 내세운 온라인 뱅킹이 오프라인 뱅킹을 대체하면서 이제는 하나의 서비스(앱)에서 모든 은행 및 금융 관련 계좌를 관리할 수 있는 오픈뱅킹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오픈뱅킹은 지난 2018년 영국을 시작으로 호주와 일본에서 상용화 됐고 한국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본격화했다.

오픈뱅킹은 말 그대로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의 계좌를 외부에 개방하는 시스템이다. 핀테크 등 제 3자가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해 각 금융기관의 정보에 편리하고 안전하게 접근하는 방식이다. 이를 더 쉽게 설명하면 API는 프로그램 간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것이다. 한 기관이 인터넷을 통해 타 기관의 정보를 요청하면 API는 이를 중간에서 처리해 전달한다.

즉 금융기관들은 오픈뱅킹을 통해 각 기관과 개별 제휴를 맺지 않아도 되며 고객은 하나의 앱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 금융 계좌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오픈뱅킹

예를 들어 뱅크오브호프나 한미은행 , PCB 등 한 은행의 앱만 사용해도 각 은행 및 금융기관의 계좌에 접속해 잔액을 확인하거나 송금 및 결제, 예금 그리고 대출 등 대부분의 업무를 해결할 수 있다. 고객은 물론 핀테크 업체와 금융기관 역시 각종 수수료가 현행 대비 10% 수준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물론 은행이 이런 오픈뱅킹 시스템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시장 선점이 필수다.

오픈뱅킹이 활성화되면 주거래 은행이라는 개념이 없어지게 돼 대규모 고객 이동이 불가피하고 결국 시장을 미리 선점한 특정 앱만 살아남게 된다.

이에 은행은 오픈뱅킹 시작과 동시에 “우리 앱으로 모든 계좌를 이용할 수 있다”는 브랜딩에 들어가야 한다.

한 은행의 앱을 통해 모든 금융거래를 오픈 뱅킹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 경제활동을 하는 대다수의 사람이 실제적 고객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픈뱅킹은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기존의 은행은 예금으로 쌓은 돈을 이자를 받고 빌려주는 과정 속에서 수수료와 순이자마진을 얻어 수익을 만들었다. 하지만 오픈뱅킹이 일반화 되면 오픈API로 데이터를 전달하는 모든 행위가 거의 무료가 돼 특별한 수익을 얻기 어렵게 된다.

이에 은행들은 BaaS(Banking as a Service)를 주로 해야 한다. 쉽게 얻을 수 없는 은행의 라이센스를 비즈니스의 원천으로 삼고 고객의 리스크를 관리 해주며 자본(대출, 크레딧 카드)을 빌려 주거나 지급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대면창구(각 브랜치)의 필요성이 줄어 운영비 등이 줄고 핀테크와의 협업을 통해 연구개발(R&D) 비용 등을 절약해 수익 구조를 바꿀 수 있다.또 금융자문 서비스 형태로 저축, 대출, 금융투자, 보험 등 타 금융서비스와 융합하고 나아가 소비자의 탐색비용과 공급자의 거래비용 그리고 마케팅 비용 등을 절감하도록 해 여기에서 추가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

예대수익을 기반으로 전통적인 소매금융에 치중해온 한인은행들. 과연 오픈뱅킹에 마음이 오픈돼 있을까.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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