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업용 부동산에 외국자본 밀물

미국 투자펀드 등 구입 잇따라

<사진=pexels>

일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외국 자금이 몰리고 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투자펀드인 블랙스톤그룹은 중국 안방(安邦)보험이 소유하고 있는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권 임대 아파트 220동을 3000억엔(약 3조2000억원)에 일괄 구입하기로 했다.

이들 임대 아파트의 대부분은 원래 블랙스톤이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 일본법인으로부터 2014년에 약 2000억엔을 주고 사들인 것이다. 이후 블랙스톤은 추가 매입을 통해 일본 내 보유 아파트를 늘린 뒤 2017년 안방보험에 2600억엔을 받고 모두 매각했는데, 별도의 펀드를 내세워 안방보험에 팔았던 것을 약 3000억엔을 주고 되사기로 했다.

블랙스톤그룹이 2년여 전 팔았던 금액에 400억엔가량의 웃돈을 붙여 일본에서 임대용 아파트를 되사기로 한 것은 일본 부동산 임대시장을 그만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실제로 일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는 최근 들어 외국 자본의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도쿄 메구로(目黑)구에 있는 웨스틴호텔도쿄가 작년 말 싱가포르에 거점을 두고 있는 중국계 투자회사인 브라이트 루비에 약 1000억엔에 넘어갔다. 또 독일 보험회사 알리안츠는 작년 일본에서 임대용 아파트 80동을 사들였다.

외국 자본의 일본 부동산 매수는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초저금리를 앞세운 금융완화 정책을 본격화한 2013년부터 늘어나 작년 9월까지의 누계액이 약 5조엔(약 54조원)에 달했다.

2017년에는 연간 1조엔 이상의 외국 자본이 일본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와 전체 거래액의 26%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런 추세는 1990년 정점에 달했던 버블 경제가 붕괴한 이후 오랜 침체기를 겪은 일본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닛케이는 도쿄의 주요 오피스 빌딩에 투자했을 때의 수익률이 작년 9월 현재 2.8% 수준으로, 미국 뉴욕· 중국 상하이(2.3%)나 싱가포르(1.8%) 등 세계 주요 도시와 비교할 때 높은 편이라며 일본 부동산 시장에 외국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자금 조달 비용이 낮고 임대료는 상대적으로 비싸 투자 수익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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