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호텔 투자사업 ‘빨간 불’

미래에셋 뉴욕 에섹스 호텔
미래에셋이 인수를 추진 중인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뉴욕 소재 JW 메리어트 에식스 호텔<사진= Booking.com>

세계 호텔 업계의 큰 손으로 떠오르던 미래에셋그룹에 경고등이 켜졌다.

코로나 19의 여파가 전 세계 관광산업을 강타하며 그간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확보해온 호텔의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코로나 19의 여파로 미래에셋이 추진해온 미 대형 호텔 인수가 상당기간 지연되거나 중단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미래에셋은 그간 올해 상반기 안에 최대 58억달러를 투자해 미 최고급 호텔 15곳을 인수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9월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내 호텔 및 리조트 15곳을 총 58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래에셋은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대우 등 미래에셋금융그룹 자체 자금으로 18억 달러를 우선 채우고 나머지 40억 달러는 골드만삭스 등 다양한 금융기관으로부터 담보대출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약 7억달러 이상의 계약금도 이미 지불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순을 기점으로 미 호텔업계가 코로나 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확보한 매물들의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호텔 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 메리어트가 대형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캐피털힐튼 등 일부 호텔 체인이 운영을 중단하며 당초 계획했던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미 호텔업계 관계자들은 “호텔 업계의 불황이 최소 연말까지 이어질 것을 고려하면 미래에셋의 호텔 매입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되기 힘들 것”이라며 “담보로 잡은 호텔의 가치가 떨어진 만큼 대출 상한선이 재조정되면 미래에셋이 투자해야 하는 자본금도 더 늘어나야 할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계약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은 업계의 이런 전망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의 금리 인하로 이자율이 내려가면 오히려 자금조달이 유리하고 확보한 매물의 가치가 워낙 높기 때문에 일부 금융기관과의 대출 합의가 무산된다 해도 다른 은행과의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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