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캘리포니아 주택 시장 영향 나타나기 시작…거래량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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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주택시장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pexels>

코로나19 가 마침내 가주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가주 부동산중개인협회(CAR)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가주의 기존 주택 판매량은 37만 3070채에 그치며 전월 및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5%와 6.1% 감소했다.

가주에서 주택 판매량이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9년만에 처음이다. 감소폭 또한 지난 2007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 전년동기 대비 판매량이 줄어든 것 역시 지난 9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폭 역시 2019년 3월 이후 최대치다. 주택 판매량이 줄었지만 주택 중간가격 만큼은 여전히 전월 및 전년동기 대비 각각 5.6%와 8,3% 상승한 61만 2440달러를 기록했다.

CAR의 레슬리 애플턴 영 수석 경제학자는 “3월 주택 가격이 오른 것은 거래된 주택의 대부분이 올 초 계약을 마친 것임을 고려해야 한다”며 “4월의 경우 자택 대피령, 코로나 19에 따른 실직 여파 등이 직접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CAR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역시 주택 거래량과 가격의 하락을 암시했다.

이번 조사에서 ‘지금이 주택 판매의 적기’라고 답한 셀러는 26%로 전월 59%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고 ‘지금이 주택 구매의 적기’라고 답한 바이어의 비율 또한 22%에 머물러 주택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반영했다.주택 재고물량이 2.7개월에 불과한 상황에서 주택 중간 판매 기간이 약 2주일(15일)에 불과한 것도 주택 거래량 감소를 예상하게 되는 부분이다.

◇북가주 거래량 감소폭 가장 커…남가주는 0.3% 감소에 불과

지역별로는 북가주가 남가주에 비해 코로나 19에 따른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 북가주는 거래량 감소폭 12.1%로 가주 전 지역 중 최대치로 집계됐다. 중가주와 센트럴 밸리는 감소폭이 각각 7.3%와 6.4%였다. 반면 LA 를 포함한 남가주는 감소폭이 단 0.3% 그쳐 대조를 이뤘다. 가격 상승폭은 가주 모든 지역이 7%를 상회하며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남가주 지역별로는 LA와 오렌지카운티 일부 지역 등을 포함하는 LA메트로가 주택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하며 중간가 55만6,250달러( 전년동기 대비 51만 7000달러)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LA카운티가 주택 판매량 감소폭 2.9%에 중간가 56만 7910달러(8.1% 증가), 오렌지카운티는 주택 판매가 오히려 1.6% 늘며 주택 중간가 또한 88만 2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 올랐다.

리버사이드는 주택 거래량이 4.5%늘며 중간가격도 전년동기 41만 2000달러에서 43만 5000달러가 됐고 샌버나디노는 판매량이 3.7% 줄었지만 중간 가격은 2%오른 31만 6000달러를 나타냈다. 샌디에고도 주택 판매량이 1.3% 감소했지만 중간가격은 전년동기 62만 3800달러에서 67만 5000달러까지 상승했다.

인구 이동이 가장 적은 지역인 벤추라는 거래량이 2,7% 증가하며 중간 가격도 10.2% 오른 70만 5000달러로 집계됐다.

2020년 1월 잠정주택 매매지수

◇미 전역 주택가 빠르게 하락 예상

리얼터 닷컴은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미 전역의 주택 가격이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얼터 닷컴은 “코로나 19의 영향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3월만 해도 주택 평균 매매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4.4% 올랐지만 4월에는 지난 7년래 최저치인 1% 상승에 그쳤다”며 “리스팅의 수가 3월 첫 2주간 전년동기 대비 5% 증가했지만 4월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7%나 감소한 것 역시 집값 하락을 예상할 수 있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단 집값 하락폭은 지난 경기침체 때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평가기관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경제학자는 “현재 적당한 가격의 주택은 이미 재고물량과 공급이 극히 부족한 상태”라며 “이것이 주택 가격 하락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제학자들 역시 “올해의 경우 주택 가격 하락의 원인이 코로나 19라는 예측 불가한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미 상당 기간 동안 공급이 수요를 밑돌고 있었기 때문에 지난 서브프라임때와 같이 주택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관광업과 정유 산업이 집중된 도시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투자은행 UBS는 최근 발표한 리포트를 통해 “이번 주택가격 하락은 관광 산업과 정유 산업이 집중된 라스베가스, 마이애미, 올랜도, 휴스턴, 그리고 뉴욕 등의 도시에 더욱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특히 뉴욕의 경우 공급 과잉에 따라 집값이 내려가고 있던 상황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만큼 주택 가격도 더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LA, 샌디에고 그리고 시애틀 역시 집값 하락의 위험이 타 도시에 비해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셀러와 바이어의 심리적 변화도 주택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리얼터닷컴의 대니얼 해일 수석 경제학자는 “주택 가격은 여전히 전년 대비 오르고 있지만 상승폭 하락과 코로나 19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은 셀러나 바이어 모두의 소비 심리를 악화시킨다”며 “연방정부가 국책모기지와 일반 금융기관을 통해 모기지 지불 유예를 지시하는 등의 대응책을 내놓았지만 이것만으로는 셀러들의 심리를 안정시키지 못하고 있다. 지금 집값 하락폭이 크게 나타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플로리다 아틀란틱(FAU)대학의 켄 존슨 경제학자도 “불확실성은 가치를 파괴한다”며 “불확실성이 커질 수록 잠재적 주택 구매자들은 주택의 가치를 절하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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