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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백화점들이 줄줄이 파산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이 보유한 부동산 매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CNBC 등 비즈니스 전문 매체들은 최근 니만마커스와 JC 페니 등 대형 백화점 체인들이 곧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상류층을 겨냥해온 니만마커스는 부채가 40억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이달 안에 상환해야 하는 채무도 1억달러를 넘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매장이 코로나19 사태로 문을 닫은 상태고 무급휴직에 들어간 직원수는 1만 4000여명이 넘는다. 중저가브랜드를 주력으로 해온 JC 페니 역시 1200만 달러 상당의 이자를 내지 못해 최대 10억 달러에 달하는 채무부담을 덜기 위해 파산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JC 페니가 채권은행들과 사실상 소유권을 넘기는 ‘DIP(Debtor-In-Possession)’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파산이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화점의 몰락은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 공룡은 물론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도 귀가 솔깃한 소식이다.리테일과 오피스 등 상업용 건물의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이들 백화점 체인이 소유한 빌딩의 위치가 유동인구가 끊이지 않는 노른자 땅에 속해 있는데다 이들 건물을 주상복합 등 기타 용도로 변경해 개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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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백화점 등이 입점해 있는 건물의 절대 다수가 한달 금융비용을 내지 못하거나 유예를 요청한 상황”이라며 “건물 가치도 이미 40% 이상 떨어져 있고 앞으로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위험하기는 하지만 자본력이 있는 투자 그룹에게는 매입할 적기가 될 수도 있다. 모기지 금리가 역대 최저치를 맴돌고 있는 점도 예년에 비해 같은 가치의 건물을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자들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이 입점한 건물과 스트립 쇼핑몰의 매매가격을 문의하는 전화나 이메일이 지난해에 비해 최소 30% 이상 늘었다. 쇼핑몰 건물을 편의시설을 잘 갖춘 주상복합으로 용도 변경해 개발한다면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또 세수 감소 등을 염려하고 있는 시 정부 등 로컬 정부와 세금 관련 협상도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게 그들의 분석이다.
비공식적으로 시장에 나온 한 쇼핑몰 매물은 이전 거래가격이 3억달러를 호가했지만 현재는 1억 5000만달러의 오퍼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 현재 투자자들의 눈치 경쟁이 극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