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년 만에 샤프서 LCD 패널 조달…100만장 수준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삼성전자가 4년 만에 샤프로부터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조달을 재개할 전망이다. 조달 물량은 100만장 미만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샤프는 LCD패널 공장 운영사인 사카이디스플레이프로덕트(SDP)에서 생산한 패널을 삼성전자에 공급할 예정”이라며 “수량은 100만장 미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오사카부 사카이시에 위치한 SDP는 본래 삼성전자에 LCD 패널을 대량 공급해온 회사다. 2016년 대만의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이 일본 전자업체 샤프를 인수한 후 돌연 삼성과 거래를 중단하면서 관계가 단절됐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샤프를 7000억엔(약 8조115억원)에 인수한 폭스콘의 궈타이밍 회장은 “삼성전자를 무너뜨리는 게 인생의 목표”라고 공공연하게 밝힐 만큼 ‘삼성 타도’를 외친 인물로 유명하다. SDP는 샤프와 홍하이정밀공업이 각각 37.6%씩 출자해 설립한 합작회사다.

삼성전자는 당시 샤프의 공급중단 사태로 LG디스플레이에서 LCD 패널 약 70만대를 이례적으로 공급받으며 위기를 모면한 바 있다.

이처럼 샤프와 악연을 이어온 삼성전자가 4년 만에 관계 복원에 나선 것은 그동안 LCD패널을 공급받아온 삼성디스플레이가 연내 LCD 패널 생산을 철수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중국산 저가공세에 따른 LCD패널 가격 급락에 대응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퀀텀닷(QD)으로의 사업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LCD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실제 작년 TV용 LCD 패널 가격은 전년대비 30~40% 하락했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LCD TV인 QLED 8K TV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LCD TV 출하량(작년 기준)은 4039만대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전체 LCD 패널 물량의 30% 가량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조달받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SDP는 작년 12월기 196억엔(약 2243억원)의 최종 적자를 냈다”며 “삼성용 패널 출하가 본격화하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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