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 진단키트 개발·혈장치료 선봉 한국계 의사…“한인 핏줄 자랑스러워”

제프리 장(48) 미국 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 임상실험센터장. [본인제공]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지역인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마운트 시나이 병원. 이곳에는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치료제 개발 전선의 선봉에 선 한국 출신 의사가 있다. 바로 이 병원 임상실험센터장 제프리 장(Jeffrey Jhang, 48) 박사다.

장 박사는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학연구소의 미생물학자 플로리안 크래머 교수와 함께 최근 혈장을 이용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해당 키트는 2주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 승인도 받았다.

장 박사는 8일 헤럴드경제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이번에 개발된 진단키트는 매우 신속·정확하며, 코로나19 환자에게 항체가 만들어졌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며 “몇 주 안에 키트를 생산·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박사는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2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한국계 미국인이다.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장 박사는 이후 뉴욕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을 거쳐 컬럼비아 대학에서 해부학·임상병리학을 전공해 의사가 됐다.

지난 2004년부터 10년간 컬럼비아대 교수로 재직한 장 박사는 2013년부터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서 혈액은행과 수혈 서비스, 줄기세포 관련 연구 등을 책임지고 있다.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병리·분자 및 세포 기반 의학과 부학장으로 후학도 양성 중이다.

최근 장 박사는 혈장을 이용한 코로나19 치료 방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혈장치료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채취해 다른 환자에게 항체를 직접 공급하는 치료법이다.

장 박사는 “코로나19 환자 250명 이상에게 혈장치료를 시행했으며,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몇 주 안에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고 유의미한 결과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혈장치료는 렘데시비르 등 다른 치료제와도 함께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며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 밖에도 장 박사는 최근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TF)를 이끄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이 참석하는 코로나19 대응 컨퍼런스콜 멤버로 어느 때보다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제프리 장(48) 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 임상실험센터장이 최근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혈장치료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본인제공]

일명 ‘K 방역’이란 이름으로 불리며 가장 모범적인 코로나19 위기 대처 사례로 꼽힌 한국의 모습을 보며 장 박사는 본인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고도 말했다.

그는 “한국의 대응은 어떤 칭찬의 말을 해줘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라며 “코로나19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한국의 모습을 보며 내게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고 강조했다.

장 박사는 “의사로서 한국이 전 세계와 협력해 코로나19란 적을 물리치는 데 적극 협력해 준 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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