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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30년 모기지 고정 금리가 지난주 사상 처음으로 3%의 벽을 허물고 2.94%를 기록했다.
경제학자들은 모기지 금리 하락에 대해 “셧다운 해제와 함께 코로나 19 2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라며 “모기지 금리는 미국채 10년물에 영향을 받는데 안전자산을 선호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채권을 매입하는 추세가 유지된다면 더 하락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미국의 모기지 금리는 과연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을까?
미 은행 및 모기지 업체 관계자들은 30년 고정금리의 경우 2.80%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각 기관의 모기지 부서 담당자들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역대 금리 변화 추이에 적용할 경우 30년 고정 금리는 이미 2.85%선에 도달했어야 했다”라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앞으로도 모기지 금리가 2.8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우선 현재 은행과 모기지 업체는 더 많은 신청서를 처리할 여력이 없다.
한 대형은행의 모기지 부서 관계자는 “최근 신청건수가 단 13% 증가한 신규 신청만 해도 이를 처리하지 못해 연이은 초과 근무가 불가피한데 매주 두자릿수 이상 늘고 있는 재융자, 여기에 금리 추가 하락으로 유입될 추가 고객까지 고려하면 대다수의 기관은 대출을 원해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 역시 지금보다 금리가 더 낮아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당연하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의 하락을 예상하고 천문학적인 자금을 모기지 관련 채권 시장에 쏟아 부었다. 그런데 모기지 금리가 지금보다 더 떨어져 수많은 주택 소유주(재융자)와 잠재적 주택 소유주가 모기지 시장에 몰릴 경우 투자 금액에 대한 이자 소득이 크게 줄어든다.
코로나 19의 2차 확산으로 고용시장이 타격을 입을 경우 모기지 유예나 디폴트가 급증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도 추가 금리 하락을 꺼리는 이유가 된다.
반면 신청자가 적용 받는 실제 금리는 발표된 최저 금리와 큰 거리가 있다. 발표된 최저 금리는 금융 기관이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충족할 경우에만 가능한 이론적 수치다.
신청자의 크레딧, 부채비율, 연 수입, 기타 관련 기록 그리고 거주 지역에 따라 적용되는 모기지 이자율이 다르기 때문에 최종 금리는 발표치 보다는 높게 형성된다.
실제 적용금리가 더 높은 이유를 세분해보자.
상당수의 기관은 안정적인 상환이 가능한 고객들을 사전 선별하고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디폴트와 이자율 상승 등 불안 요소에 대비하기 위해 고객과의 상담시 시장 발표치 보다 높은 이자율을 제시한다. 이른바 ‘쿠션’이라 불리는 안전망을 마련하는 것이다.
직원 부족에 따라 처리 건수가 제한되는 것 역시 발표 치보다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이유다. 높은 금리를 적용해 신청건수가 줄여야 현 직원들을 활용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추가로 직원을 고용해 처리건수를 늘리면 되지 않느냐고 묻지만 인건비와 교육기간, 개별적 업무능력 그리고 향후 경제여건 등을 고려하면 추가 고용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각 기관들이 실제 현장 상황을 고려해 산출한 금리를 보면 올해 고객들이 받을 수 있는 최저 이자율은 3% 초반대로 예상된다. <표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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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기관들이 예상하고 있는 올해 연말까지의 금리를 보면 웰스파고가 2.95%로 가장 낮았고 국책모기지 업체 페니매와 프레디맥은 각각 3%와 3.20%였다. 미주택건설협회(NAHB)의 예상치는 3.34%, 미 모기지 은행협회(MBA)는 3.50%로 조사됐고 미부동산중개인엽합(NAR)은 3.10%, 미 금융기관 평균은 3.18%다. 물론 금리가 2.50% 혹은 그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이자율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이유는 최근 급성장한 온라인 렌더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 모기지 업체의 이자율은 최저 2.50%에서 2.90% 사이에 형성돼 있다. 온라인 모기지 업체 UWM의 경우 요구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최근 18 개월 내 거래 기록이 없는 신규 고객에게 업계 최저치인 2.50%의 이자율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이 이런 온라인 업체를 적극 활용하면 미 대형 은행들 역시 이를 따라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낮은 물가 상승률도 금리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지난 4월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1.4%(연중 조정치 적용)에 불과했다. 모기지 채권 투자자가 채권을 3% 이자율을 겨냥해 구매했다면 금리가 조금 더 떨어져도 여전히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한편 모기지 금리 하락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이자율 고정(Lock in)을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자율 고정이란 일정 기간 동안 모기지 신청 당시 이자율을 그대로 적용 받는 서비스다.
이자율을 고정하면 신청 후 서류가 처리되는 동안 이자율이 올라도 일정 기간 동안 낮은 이자율이 그대로 적용된다. 고정 기간은 짧게는 10일 길게는 2달 가량 적용되며 기관별로 이자율 변동에 따른 이자율 재협상이 가능하기도 하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