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북미정상회담 장애물은 코로나19?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주재 러시아대사는 언론인터뷰에서 북한 노동당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을 우려해 출국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작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만난 북미정상.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설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애물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주재 러시아대사는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근거로 미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이 현재 전문가들과 언론의 주요 관심사이기 때문에 개인적 견해와 북한의 시각을 얘기하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마체고라 대사는 “11월 전까지는 종료되지 않을 것이 유력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당 지도자의 출국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생명과 건강에 너무 큰 위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누가 미국의 정권을 잡든 미국의 대외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임을 인식하고 있다”며 “물론 북한에선 조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트럼프 대통령을 응원한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은 단지 김 위원장이 현 미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일 뿐 그 이상은 아니다”고 전했다.

오히려 마체고라 대사는 미국이 새로운 대북제재를 시도할 경우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위협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이 아주 애를 써 북한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면서 북미 지도자 간 친분을 손상하게 되면 ‘선물’ 가능성은 훨씬 커질 것”이라면서 “이런 의미에서 위협은 현실적이며 그 목적은 미국의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와 압박, 위협을 억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의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조치로 악화된 남북관계가 군사합의 파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남북관계를 폭풍과 고요가 교차하는 바다에 비유한 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기가 조만간 끝날 것이고 그러면 긴장의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며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올해 북미정상회담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모른다며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역시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은 낮지만 기회를 갖길 바란다며 문을 열어둔 바 있다.

shindw@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