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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7월 박지원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 고위 공직자 후보들을 줄줄이 낙마시키며 인사청문회 저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7일 인사청문회 후보자로 첫 검증대에 선다.
1999년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박 후보자는 당시엔 인사청문회법 도입 전이어서 청문회를 거치지 않았다. 미래통합당은 인사청문회 대상자가 된 박 후보자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박 후보자가 그동안 이명박·박근혜 정부 기간 야당 생활을 하며 청문회에서 낙마시킨 고위 공직자 후보는 9명에 달한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7월 천성관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를 낙마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박 후보자는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천 후보자 부인의 면세점 쇼핑 내역을 확보해 '스폰서 의혹'을 제기했고, 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치른 지 하루 만에 자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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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010년 8월24일 국회 인사청문 특별위원회에 출석, 청문회가 시작되기 전 야당 의원석을 찾아 박영선 의원, 박병석 의원 등과 인사를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
2010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된 박 후보자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 당시 특유의 기획력으로 또 한번의 낙마를 이끌어냈다. 그는 직접 나서는 대신 3박(박영선, 박병석, 박선숙 의원)을 전진배치해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 후보자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골프 회동 제보를 바탕으로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을 거세게 제기했고, 결국 거짓말 논란 끝에 김 후보자는 사퇴했다.
이듬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역시 재산 증식 및 부동산 의혹에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민간인 불법사찰을 저지른 총리실 공직지원관실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며 내정 12일 만에 사퇴를 선언했다. 당시 박 후보자는 트위터에 ‘지명철회, 사퇴가 사는 길’이라는 글을 올리며 공세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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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8월 26일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야5당과 시민사회당체가 공동으로 26일 오후 국회 본청앞 계단에서 김태호 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부도덕, 부적격 공직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친일 사관 논란에 휩싸인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도 박 후보자의 거센 사퇴 압박 속에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이밖에 신재민 문화체육관광 장관 후보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등도 박 후보자의 손을 거친 파상공세 끝에 청문회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heral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