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빅히트가 SM·YG·JYP와 달라진 점은?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일반 공모주 청약에 약 58조4237억원이 몰렸다. 경쟁률은 606.97대 1이며, 공모가는 13만5000원이다. 빅히트는 오는 15일 엔터사로는 처음으로 코스피에 상장한다. 지금까지 엔터기업은 모두 코스닥에 입성했다.

엔터사의 주식부자들은 엔터사끼리의 랭킹이었다. 이수만 배용준 양현석 박진영 등의 이름이 올랐다. 하지만 빅히트의 방시혁 대표는 우리나라 전체산업의 주식 부자 랭킹에 오르게 됐다. 국내 엔터사 최고 시총은 7일 기준 1조 3063억원인 JYP엔터테인먼트다. YG의 시총은 9488억원, SM의 시총은 7961억원이다.

빅히트는 이들과 다르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할때 시가총액은 4조8000억원이다. 출발선이 그 정도면 앞으로 얼마나 오를지 예측 조차 어렵다.

빅히트는 SM, YG, JYP엔터와 가는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기존 엔터 3사는 연예기획제작사, 대형기획사라고 불렀다. 빅히트는 음악 기획 제작사라기 보다는 IT 기업 느낌이 난다.

그렇게 된 발상은 단순했다. 한국의 음악 시장 규모는 1조원 정도로, 14조가 넘는 국내 게임시장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한국인들이 음악과 게임 소비에 비슷한 시간을 투자하는 데 이런 결과치가 나온데 대해 방시혁 대표는 “음악산업의 가치가 아직 떨어져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방시혁 대표는 음악산업의 가치와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음악산업의 혁신’을 강조하며 음악산업 생태계를 바꾸겠다고 했다. 빅히트는 음악게임 전문회사 수퍼브를 인수했고, BTS 멤버들로 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빅히트의 자체 플랫폼 ‘위버스(Weverse)’는 ‘빅히트 생태계’의 중심이자 팬덤 문화의 집약체다. 글로벌 IT 기업이 하는 플랫폼 사업과 점점 유사해지고 있다.

빅히트는 오프라인·온라인 공연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와 음악 등 원천 IP로부터 캐릭터, 세계관과 같은 2차 IP로 확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부가 사업모델을 만들어왔다. 방탄소년단의 ‘굿즈’가 엄청나게 많이 팔리는 것은 단순히 인기가 높아서가 아니다. BTS에게는 ‘굿즈’라는 용어가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스토리와 의미 부여가 잘돼있다.

그런 노력의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일정을 취소했음에도 올 상반기 실적을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 팬덤이 강하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팬덤이 강해도 콘텐츠화와 사업화를 시키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빅히트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레이블과 비즈니스, 팬덤을 연결하는 무한대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생태계를 조성해놨다. 이익창출에서 가치창출 시대로 넘어오고 이용자들이 가치를 창출하는 디지털 시대에 중요해진 공감능력과 진정성을 무기로 삼고 더 좋은 콘텐츠를 내놓겠다고 한다.

‘연결’(Connect)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글로벌하게 충족시키며 참여도 극대화시키고 돈도 버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문화콘텐츠 사업의 미래가 자못 궁금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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