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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머니의 빈자리를 한국 자본이 채우며 한국 투자자들이 미국 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이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의 자료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한국 투자자들이 미국 부동산 시장에 15억 6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전년 12억 4000만 달러 대비 25.8% 나 증가한 것으로 투자금액 규모는 캐나다와 독일에 이어 3위로 2019년에 비해 7계단이나 상승했다.
한국 투자의 대표적 사례로는 투자회사 AIM이 뉴저지 소재 리지필드 파크의 오피스빌딩을 6억달러 후반(추정치)에 사들인 것과 솔브레인홀딩스가 북가주 샌호세의 오피스 빌딩 3동을 1억 6000만 달러에 매입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AIM이 매입한 빌딩은 맨해튼 중심부에서 약 5.5마일 가량 벗어난 곳에 위치해 있으며 삼성전자 미국 법인(SEA) 직원 약 1000여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마존이 물류 시설로 활용 중인 LA 인근 창고 건물의 입찰자 18개 중 9곳이 한국 자본인 것과 아마존이 10년간 임대하는 시애틀의 6억 달러짜리 빌딩의 응찰자 12개 중 4곳이 한국 투자자였던 점도 한국 자본이 미 부동산 시장에 급격히 유입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WSJ는 차이나 머니가 미국에서 철수하고 유럽 자본이 코로나 19로 투자를 중단한 사이 이 틈새를 한국 자본이 채우고 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것도 한국 자본에게 매력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2년전만 해도 원화를 달러로 헷지(미래의 가격 변동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한 조치, 원화와 달러간 환율 변동에 대비한 위험 회피 비용, 미국과 한국의 단기 금리차이에 따라 변한다)하려면 년간 투자금의 2%의 비용이 필요했지만 제로금리가 되면서 이 비용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그만큼 투자 여력이 개선됐다.
한편 한국 자본의 경우 유럽이나 중국과 달리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 및 교외 지역 부동산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매입이 용이하면서도 가격과 공실률은 낮아 안정적 소득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