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등 플랫폼기업 매출 고공행진 …소상공인 매출 반토막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배달의민족 등 비대면·플랫폼 기업 매출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직격타를 맞은 소상공인들은 갈수록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이로써 코로나19 수혜 업종과 피해 계층 간 격차가 점점 더 확대되면서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회복 과정에서 산업·계층 간 격차를 벌리는 '케이(K)자 형' 양극화를 주요 경제 리스크로 보고 있다.

실제로 대표적인 코로나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온라인 배달 플랫폼은 지난해 실적이 대폭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국내 배달 앱 시장 거래금액은 2015년 1조5000억원에서 2018년 4조원, 2019년 7조원을 넘어 2020년 11조6000억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추정치 기준 연평균(CAGR) 거래금액 증가율은 50%에 달한다.

국내 배달 앱 시장의 78%(2019년 거래금액 기준)를 점유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은 특히 큰 수혜를 봤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최근 3개년(2017∼2019년) 배달의민족 매출이 전체 거래금액 대비 5∼6%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매출은 대략 5800억∼6960억원 선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경우 배달의민족은 전년(4906억원) 대비 최대 42% 증가한 매출을 달성하게 된다. 지난해 7월 기준 매출이 이미 전년 매출의 92%에 달하는 4523억원이었으므로 실제 연 매출은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했을 수도 있다.

국내 대표 인터넷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지난해 3분기에 나란히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일본 자회사 라인 실적을 포함하면 4분기 매출 2조원을 무난히 달성했을 것으로 보이며, 카카오 역시 2분기 연속 1조원대 매출 달성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반면 소상공인은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에 따른 영업 제한·금지로 매출이 급감하는 추세다. 전국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2020년 12월 28일∼2021년 1월 3일) 전국 소상공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의 66% 수준에 그쳤다.

특히 코로나 타격이 큰 음식점과 여행 업종은 연말연시 대목에도 매출이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내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면서 소상공인들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여론조사업체 비욘드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19일∼11월 5일 소상공인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 가운데 70.8%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줄었다고 답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6만5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9만명 늘었다. 이는 자영업자가 직원을 내보내면서 혼자 일하게 됐거나, 아예 폐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올해 연말 코로나19 상황이 해소되더라도 코로나 이전으로는 못 돌아간다"면서 "코로나19가 가져온 양극화, 대·중소기업 간 격차나 플랫폼 기업만 뜨고 자영업은 힘든 구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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