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사느니 캠핑카나 보트를…” 부동산 떠나 동산 투자로 향하는 한인들

“부동산에서 동산으로 간다”한인들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부동산 (不動産 / immovable property, real estate, realty)은 말 그대로 움직일 수 없는 자산을 뜻한다. 좀더 세분하면 토지, 주거, 상업 그리고 산업용 건물 등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부동산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바로 ‘부’자를 뺀 동산이다. 움직일 수 있는 자산이란 말이다.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 시장을 포기하고 동산에 투자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자금력이 부족해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은 젊은 한인들일 수록 그 비율이 더욱 높다고 알려진다..

최근 LA 한인타운 북쪽에 위치한 발렌시아 소재 캠핑카 전문 매장을 찾은 한인 양 모씨는 “집을 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중고 캠핑카를 구매했다”라며 “평소 아웃도어 생활을 좋아하는데 캠핑이나 하이킹 낚시 모든 용도로 사용할 수 있고 나만의 공간이 보장돼 만족한다. 특히 결혼할 생각도 없기 때문에 반드시 집을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욜로(You only liVe once, YOLO)로 편안하게 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캠핑카는 2만달러 이하에서 평균 5~6만달러 사이에 구매할 수 있어 집에 비해 부담이 적고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보험료 또한 1년에 몇 백 달러 이하로 묶을 수 있어 큰 부담이 없다.

이동거리에 따라 개스값이 많이 들지만 월 모기지 페이먼트와 비교하면 크게 저렴하다. 주차공간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도심지가 아닌 외곽 지역의 경우 거리 주차가 문제되지 않고 대형 스토리지 건물이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잘 활용하면 매월 50~60달러에도 주차가 가능하다. 식수와 오폐물관만 잘 연결하면 관리도 수월하다.운전 또한 시야가 높고 후방 카메라 등도 갖춰져 있어 난이도가 높지 않다.

LA 카운티 북부 팜데일에 거주하는 한인 Y 씨의 경우 아예 친척집 뒷마당에 자신이 구입한 캠핑카를 주차해 거주하고 있는데 아파트에 거주할 때보다 생활비가 1/3 수준까지 줄었다고 한다. Y씨는 큰 짐은 친척집 창고에 두고 빨래는 코인 런드리를 활용한다. 샤워도 매일 체육관에서 해결하고 있다.

캠핑카 외에 보트(요트)를 사거나 매주 이를 렌트하는 한인들도 상당히 많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LA 마리나 델 레이 소재 한 보트 전문 렌탈 매장 관계자에 따르면 전에는 동양인을 거의 볼 수 없었는데 지난해 여름을 기점으로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고객의 수가 두배이상 늘었다. 집을 사기 보다 매주 보트를 빌려 낚시 등을 즐기는 것을 택한 사람이 적지 않으며 보트나 요트를 직접 구매하는 사례도 상당히 증가했다고 한다. 요트나 보트의 경우 1일 렌트 비용이 저렴하게는 300달러 중고급의 경우 1500달러까지 올라가지만 대부분 여러 명이 공동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비용 부담이 적고 만족도가 높아 단골 고객이 많다는 것이다. 구매의 경우 사이즈에 따라 수만 달러에서 수백만, 수천만 달러까지 다양하지만 한인들의 경우 주로 트럭과 연결할 수 있는 수만 달러 가격대의 보트를 선호한다.

주차는 대형 보트나 요트만 아니라면 캠핑카처럼 집 마당이나 대형 스토리지를 활용할 수 있다.

얼마 전 중형 요트를 구매한 한 한인은 “코로나 19 감염 위험이 없는 바다 위에서 매 주말 휴일을 만끽하니 일상에 대한 만족도가 그 어느때 보다 높다. 코로나 19로 인해 불가항력적인 일로 삶이 한 순간에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에 매월 집값이 크게 오르니 과연 집을 사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 알 수 없는 미래를 고민하기 보다는 내가 가치 있다고 믿는 일을 이 순간에 즐기며 살려는 욕구가 높아지면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최한승 기자

동산 구매 붐 보트
트럭에 연결할 수 있는 소형 보트<Gradywhite.com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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