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집값에 각국 ‘딜레마’…놔두면 상승세 심화 vs. 대응하면 경기에 찬물

미 일리노이주에서 매물로 나온 주택 [AP]

“놔두면 집값 상승세가 심화되고, 집값 잡기에 나서면 경기가 얼어붙을 수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치솟는 집값이 각국 중앙은행들에 딜레마가 되고 있다.

각국은 부동산 버블로 야기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기억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최근 집값의 급등세는 각국 중앙은행이 좌시할 수 없는 문제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시장의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달 연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기간에 집값이 경제의 기초 여건(펀더멘털)보다 과도하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자본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부동산 분야의 취약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를 사실상 시작하기로 합의한 것도 치솟고 있는 집값의 영향이 있었다는 것이 연준 관리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뉴질랜드와 한국,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번주 정책 결정 회의에서 집값 안정을 위한 조치를 내놓으라는 압력을 받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유사한 상황이다.

그러나 집값을 잡기 위해 적극 정책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경기부양책을 오래 지속하면 집값의 추가 상승과 이에 따른 금융 안정성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반대로 너무 급격하게 경기부양책을 종료하면 시장 불안을 야기해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

아직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나라들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 조정 등과 같은 거시 건전성 정책을 대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정책 성공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지난달 5개월 만에 집값이 하락한 영국처럼 세제 혜택 종료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있다.

하지만,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인한 수요 증가가 집값 상승을 이끄는 미국 등에서는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반론도 나온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