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이 4일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터키전서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켜 4강 진출에 성공한 뒤 동료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김연경: 유일무이한 존재 (Kim Yeon Koung: The One And Only)”(국제배구연맹)
“무언가를 꿈꾸는 사람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열심히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꿈을 이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김연경)
배구여제의 라스트 댄스는 끝나지 않았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서 혼신의 힘을 쏟아내며 한국 여자배구의 거침없는 질주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손에 쥔 기적같은 4강 티켓. 끝까지 노력하면 목표에 닿을 수 있다는 김연경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단 두 경기. 꿈을 이루기 위한 마지막 여정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김연경(33)이 마지막 올림픽 무대인 2020 도쿄올림픽서 투혼을 발휘하며 한국 여자배구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세계랭킹 11위 한국은 4일 열린 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에서 세계 4위의 강호 터키에 3-2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9년만에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6일 오후 9시 세계랭킹 2위 브라질과 결승 길목에서 맞붙는다.
김연경은 31일 한일전, 터키와 8강전 등 대표팀이 위기에 몰릴 때마다 강력한 리더십과 공격력을 발휘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연경이 8강전 5세트 14-13 매치 포인트에서 시원한 대각 공격으로 경기의 마침표를 찍자 국제배구연맹(FIVB)는 공식 SNS에 “우리는 말하고 또 말해왔다. 김연경은 10억 중 단 하나인 스타라고”라는 글을 올리며 극찬했다. FIVB는 한일전 후엔 “올림픽에 한 번 더 나오면 안 되나”며 그의 마지막 올림픽을 아쉬워했다.
2012년 첫 출전한 올림픽서 여자배구 득점왕과 MVP를 휩쓴 김연경은 이번 대회서도 득점 3위(115점·경기장 19.2점)에 올라 있다. 공격 102득점, 블로킹 9득점, 서브 4득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수비 선수들이 주로 이름을 올리는 디그에서 7위(경기당 10.5개)에 랭크, 공수에서 모두 역대급 선수임을 재확인했다.
김연경이 4일 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터키전서 심판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무엇보다 ‘카리스마형 리더’로 팀워크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터키전서 주심의 석연찮은 판정이 이어지자 일부러 네트를 흔들면서 거칠게 항의, 상대팀으로 기울어지는 경기 맥을 끊는가 하면 목이 쉬도록 파이팅을 외쳐 후배들의 기를 살리고 힘을 불어넣었다.
준결승서 만나는 브라질은 조별리그서 한국을 3-0으로 완파하는 등 이번 대회 6전 전승을 기록 중인 우승후보다. 상대전적 18승 45패로 열세이지만, 한국이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또한번의 드라마를 기대할 만하다.
김연경은 “버텨준 후배들에게 고맙다. 원팀으로 이뤄낸 결과라 더욱 기쁘다”며 후배들에 공을 돌린 뒤 “(4강에서는) 누가 더 간절하느냐의 차이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4강 그 이상 결승까지 가겠다.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