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의 당초 목표였던 ‘금메달 7개 종합순위 10위’ 목표 달성이 사실상 사정권 바깥으로 벗어났다. 대회 폐막을 코앞에 앞둔 상황에서 메달권 진입이 가능한 종목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올림픽은 코로나 펜더믹이라는 상황에서 강행되며 논란 속에 치러졌지만 전 세계인들의 아름다운 노력과 인간에 대한 따뜻함, 약자에 대한 배려와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는 점을 여러 측면에서 입증한 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남자 다이빙 3m 스프링보드 4위에 오른 우하람. 연합뉴스 |
6일 도쿄 올림픽위원회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종합순위는 12위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해 뉴질랜드(11위)에 이어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이 스포츠 육성과 함께 본격적으로 올림픽에 의미 부여를 하기 시작했던 1984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10위)이후 종합순위만을 놓고 봤을 때 역대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1984년 이후 한국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선 7위, 1996년 애틀랜타 10위, 2000년 시드니 12위, 2004년 아테네 9위, 2008년 베이징 5위, 2012년 런던 5위, 2016년 리우 8위를 각각 기록했다. 한국이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종목은 양궁이 4개로 압도적이고, 펜싱과 체조가 각각 하나씩 금메달을 땄다. 사격과 태권도에선 금메달이 나오지 않았다.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5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4위를 차지한 우상혁. 연합뉴스 |
그러나 한국은 ‘코로나19’ 상황속에서 치러진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못지않은 값진 소득을 많이 얻었다.
사상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은 럭비팀은 ‘5전 전패’로 꼴찌를 기록했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박수를 받았고, ‘상대가 더 강했다’며 상대의 금메달 획득을 축하한 유도 선수도 나왔으며, 한국 높이뛰기 기록을 24년만에 경신한 우상혁도 있었다. 다이빙 불모지 한국에서 결승 4위에 오른 우하람, 동메달을 따기위해 한국선수들끼리 경쟁한 뒤 서로 ‘미안하다’고 말하던 배드민턴 팀도 있었다.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양궁의 ‘빠이팅 전사’는 어머니 없이 아픈 아버지를 돌보던 소년가장이었다는 사실은 많은 스포츠팬들의 가슴을 아프게한 인간승리 스토리로 손색이 없다. 요르단·아프가니스탄·코트디부아르 등 올림픽 메달과는 인연이 없어보였던 국가들이 태권도에서 메달을 따는 모습은 최초의 성공적인 ‘K-문화’ 수출품이 태권도임을 확인케 했다. 올림픽 요트에 출전해 사상 처음으로 7위(전체 35명)를 기록한 선수도 나왔다. 근대5종과 경보 등 다양한 종목에 진출하는 한국인들의 모습도 도쿄 올림픽에서 확인된 한국의 모습이다.
금메달 숫자에 집착하고, 결승에서 패하면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하던 과거의 구태는 이제 거의 사라진 듯하다. 최선을 다해 세계의 선수들과 겨룬 대표팀에게는 그 과정과 결과 모두 소중한 것이었다. 메달은 보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