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관의 아름다운 세상] 애리조나 화이트 포켓(White Pocket)

양희관

지난주 보름달이 뜨는 추석 한가위를 애리조나의 화잇 포켓에서 캠핑하며 1박했다. 화잇 포켓은 애리조나 버밀리온 클리프 내셔널 모뉴먼트 지역안에 있는 오지중에 오지에 속한다. 비포장 오프로드와 깊은 고운 모래길을 조심히 운전해서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자칫 실수로 차가 빠지면 끄집어 내 줄 차량도 거의 없는 곳이다. 보름달이 뜬 그날 밤 사막에서 캠핑하는 팀은 우리 밖에 없었다. 예년같으면 적어도 10개 정도 텐트는 있었는데 말이다.

9월 중하순의 기온이 낮에는 화씨 90도 가까이, 밤에는 화씨 40도가 채 안될 정도로 일교차가 심했다. 가져간 여름용 텐트와 여름용 슬리핑백, 한마디로 말해 아이스백 속에 들어가 잠자는 것 같았다. 너무 추워서 환한 보름달 아래서 4시간이나 온몸을 떨면서 해가 떠오르기만을 기다렸다.

서서히 밝아질 무렵 우리는 화잇 포켓의 대표적인 Lone Tree 일명, ‘왕따 나무’로 향했다. 해뜨기 바로 전에 핑크빛과 연한 아이보리 빛의 여명아래 화잇 포켓과 왕따 나무 그리고 서쪽으로 멀리 넘어가는 보름달까지 하얀 화잇 포켓 바위에 고여 있는 물에 비친 반영을 카메라에 담으며 우리는 밤새 추위에 떨었던 시간을 보상받을 수 있었다. 은은한 빛깔의 하얀 바위에 서서 차가운 공기가 얼굴에 와닿았던 애리조나의 아침을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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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관(베네딕트)/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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