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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사채업’이이나 다름없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는 은행의 오버드래프트 수수료 (Overdraft fee·초과 인출 비용) 수익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고객이 잔고를 넘어서는 비용을 인출할 경우 건당 25~35달러를 부과하는 오버드래프트(초과 인출) 수수료는 그간 ‘고리 사채업’으로 불릴 만큼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잔고가 부족한 고객이 확인 없이 3달러 짜리 커피를 주문하면 이에 35달러가 더해져 38달러짜리 커피를 마시게 되는 것이다.
오버드래프트 비용은 또 날짜가 아닌 각 건당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백 달러의 벌금과 수수료도 가능하다.
지난 1990년 시작된 오버드래프트 (초과인출) 수수료는 매년 은행들에게 막대한 수익을 안겨 왔다.
미 은행들은 코로나 19확산 이전인 2019년에 오버드래프트로만 116억 8000만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 19 확산되면서 오버드래프트 수수료 수익은 24.5% 줄어든 88억 2000만달러까지 감소했다. 올해 3분기 현재 61억30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에 비해 더 줄어든 수익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
오버드래프트 비용이 점차 감소하면서 은행들은 이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이를 대신할 수익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18위인 앨리 은행(Ally Bank)은 지난 6월 미국 대형은행 가운데 최초로 오버드래프트 수수료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6위 은행인 캐피털 원도 내년도에 모든 종류의 초과인출 비용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PNC 뱅크는 ‘로우 캐시 모드’를 도입해 결제 자금이 부족하거나, 페이먼트 납부 기한을 넘길 때, 이를 부채로 간주하지 않고 고객에게 미리 통보해 결제 여부를 결정하게 한다.
또 잔액부족 ‘ NSF(Non sufficient fund)’ 따른 벌금을 면제하고 고객이 잔액 이상의 금액을 사용해도 이를 24시간 안에 매우면 추가 비용을 부과하지 않는다. .
PNC는 이외에도 오버드래프트 비용도 미 평균인 회당 35달러가 아닌 1일 최대 25달러로 제한했다.
PNC 측은 이번 조치로 인해 오버드래프트 수수료가 연간 1억 2500만달러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5년 이후 미 은행 중 가장 많은 오버드래프트 수수료를 거둬 들인 JP 모건체이스는 이에 대한 비판을 인식한 듯 올초 당일 오버드래프트 비용 50달러 미만 고객에 대한 수수료 면제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주 에는 오버드래프트 비용 50달러 이하 고객에게 24시간의 유예 기간을 줘 이를 매울 수 있도록 허락했다.
반면 웰스파고 만큼은 오버드래프트 수수료 규정에 대한 특별한 변동 없이 올 한해 1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은행들은 오버드래프트 수수료를 없애는 대신 일정 금액 이하 잔액을 유지하는 고객에게 부과하는 월 계좌 관리 비용 및 수표와 카드 발급 등을 인상하고 있다.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우 이미 다수의 고객에게 월 5달러의 계좌 관리 비용을 부과하면서 오버드래프트를 할 수 없도록 변경했다.
한편 대형 은행 이외에 캘리포니아 주 정부도 지난해부터 수수료 없는 공공 은행 ‘뱅크캘(BankCal)’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가주 주정부의 주립 은행은 데빗카드, 온라인 결제, 계좌 이체, 그리고, ATM 등의 서비스를 수수료 없이 제공하고 초과인출에 대한 벌금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외에는 버니 샌더스와 커스틴 질리브랜드 연방 상원의원이 미 전국의 우체국에서 체킹계좌 및 세이빙스 계좌, 소액 대출 등 기본적인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우편은행법안(Postal Banking Act )을 발의하기도 했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