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소재 한인은행들도 코로나 19이후 더욱 가속화 된 오픈뱅킹의 성장가능성에 주목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오픈뱅킹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 것이며 남가주 한인은행들은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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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온라인 뱅킹
지난 2년여간 코로나 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제되면서 은행업의 중심은 대면(브랜치)에서 비대면(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한인은행들은 코로나 19 이전에 비해 지점 이용객은 최소 40%이상 감소한 반면 온라인 뱅킹 사용자의 증가폭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웹사이트나, 뱅킹 앱을 활용하는 이런 비대면 서비스를 임베디드 뱅캉(Embeded banking)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올 한해 한인은행들은 앞다퉈 이 분야에 많은 인력 및 자금을 투자할 예정이다.
실례로 한미은행이 최근 단행한 웹페이지 개편과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 추가 역시 고객들의 온라인 뱅킹 경험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고객을 유입하기 위한 조치다. .한인은행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무료송금 젤 역시도 이런 온라인 뱅킹 강화의 일환이다.
일부에서는 날로 그 파이가 커지고 있는 ‘선구매 후결제 (Buy now, pay later. 이하 BNPL) 시스템을 집중 연구하면서 이 시장에 대한 진출 가능성도 붆석하고 있다. 지난해 현재 연 규모 970억달러, 올해는 1000억달러를 가뿐히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이 업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페이팔과 스퀘어 등은 이미 BNPL 시장에 진출했고 월마트 역시 어펌 등 핀테크 기업과 손잡고 그간 유지하던 예약할부제(일부 금액을 내고 제품을 확보한 뒤 이를 나중에 수령하는 방식)를 폐지하고 BNPL 서비스로 전환한 바 있다.
●고객별 개인 맞춤 서비스 강화
최근 리서치 기관 캅코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2% 이상이 은행 사용에 있어서 개인맞춤 서비스가 극히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 한인상장 은행의 IT 부서 관계자는 “인공지능의 기능을 활용해 고객의 개인 성향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단순한 메시지에서, 계좌 관리, 그리고 자금 이체 등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향후 목표”라며 “모바일 앱에 아마존 알렉사나 애플 시리와 같은 가상 도우미를 추가하는 것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례로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이미 에리카로 불리는 서비스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비밀번호 등 없는 최첨단 인증 시스템
최근 아이폰과 갤럭시 등 스마트폰은 물론 다수의 웹사이트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 없이 접속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얼굴이나 지문, 홍체 등을 활용하는 방식인데 이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해킹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미국의 1만 1000여개 이상 금융 기관 중 약 20%가 이미 이런 얼굴인식 접속 방식 등을 일부 도입했는데 지난해의 경우 이 서비스를 도입한 기관의 수가 약 700곳에 달했다.
한인은행 관계자는 “아직 이런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고 있지만 외부 전문 업체와 도입 가능성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은 있다”라며 “이 시스템도 딥페이크 등을 활용한 해킹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일반 비밀번호 시스템보다는 우수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방식으로 단순 웹페이지 접근을 허용하고 송금이나 서류 사인에는 추가적인 인증번호 등을 더하면 안전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점 기능의 근본적인 변화
은행 방문 없이 중요 서류를 온라인 상으로 확인하고 서명하는 도큐 사인 및 최첨단 기능의 ATM 기기 설치로 지점 크기와 인원을 줄이는 방안도 이미 다수 한인은행들의 운영방침에 포함돼 있다.
일부 은행에서는 흔히 버츄어 브랜치로 불리는 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고객이 개인 인증으로 지점을 방문하면 사람이 아닌 최첨단 기계를 사용하게 된다. 이 기계를 통해 채팅과 화상 통화 등으로 은행 직원과 주요 업무를 처리한다. 집에서 접속하는 것과 비교하면 안전하며 이용 가능한 서비스도 더욱 다양하다. 앞으로는 이런 오프라인 버츄어 지점 없이 앱을 통해 바로 가상 지점을 활용하는 서비스가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한인 은행 관계자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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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도 서비스의 일환으로
흔히 가상화페로 불리는 크립토커렌시(cryptocurrencies),도 앞으로 수년 안에 한인은행의 기본 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현재 이 크립토 시장의 규모는 2조 250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는 3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예금계좌를 크립토와 연계해 기존 은행 보다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거나 크립토를 사용한 결제 및 송금도 가능하다.
실례로 오클라호마 툴사 소재 베스트 뱅크의 경우 커뮤니티 은행 중 처음으로 이 크립토 서비스를 도입했는데 도입 이전에 비해 고객의 수가 무려 5배나 증가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진다.
남가주 은행 중에서는 라호야 실버게이트 캐피털이 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적과의 동침
최근 수년간 기존 은행과 핀테크 은행은 공생관계가 아닌 경쟁 혹은 적대 관계였다.
금융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놓치기 싫은 기존 은행과 새롭게 도전하는 핀테크는 경쟁이 불가피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은행과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히스패닉 고객들을 대상으로 크립토 서비스 개시를 알린 안다 은행 등도 기존 은행과의 협업으로 예금 계좌 등을 제공하는 사례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이른바 이 두 개 기업을 연결해 주는 중계인이 있다”라며 “은행과 핀 테크 기업의 부족한 점을 찾아 서로 연결해 해결하는 방식을 제안하는데 상호 직원 파견 교육을 진행하거나 대출 제휴 등의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아직 한인은행의 경우 핀테크와의 접점이 없지만 앞으로는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추가적인 서비스를 확보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제는 나인 투 파이브(9 to 5)는 구식
코로나 19 이후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더 이상 기존의 나인 투 파이브(9시 출근, 5시 퇴근)방식은 활용되지 않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흔히 하이브리드로 불리는 출근과 재택 혼합 근무 방식은 필요할 때만 출근하고 나머지 시간은 집에서 일하는 방식인데 한인은행들도 이미 어느 정도 이 방식에 정착했다.
흔하던 아침 직원회의와 타 주 출장은 비디오 컨퍼런스가 훌륭히 대체했고 재택근무의 효율성도 출근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금융업계 호황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지난해 한인은행의 수익이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반드시 현장에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식이 자리잡았다.
피치 북 등 리서치 업체의 통계를 보면 2020년 미 금융기관들은 약 220억달러를 재택근무 활성화를 위해 투자했다. 지난해도 단 5개월간 투자액이 142억달러를 넘어섰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단순히 서로 얼굴만 볼 수 있는 화면채팅에서 벗어나 서로의 화면을 공유하거나 다양한 업무를 공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라며 “이런 기술관련 업그레이드는 앞으로도 많은 비용을 투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론에서 출발해 규모 기준 미국 20위권 은행으로 성장한 앨리는 스마트 갤러리로 불리는 기능을 줌을 통해 테스트하고 있는데 이는 컨퍼런스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한 화면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인공지능이 회의에 필요한 것들을 수시로 업데이트 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오픈뱅킹이란
고객이 하나의 앱만으로 오픈뱅킹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는 은행, 증권 등의 본인 계좌를 조회하고 자금 이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뜻한다. 지난 1년(2020~2021년)간 그 규모가 117억 9000만달러에서 151억 3000만달러로 약 28%이상 성장했다. 오는 2025년에는 그 규모가 377억 7000만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오픈뱅킹의 성장폭이 향후 수년간 매년 25~26%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