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새 집 판매 11% 감소…금리 인상에 부동산경기 하락 가속

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2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달 신규주택 판매도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날 9월 신규주택 판매(계절조정·연율 환산 기준)가 60만3천채로 이전 달보다 10.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4월 12.4% 줄어든 이후 최대 감소폭이며, 올해 들어서 벌써 네 번째 기록한 두 자릿수 감소율이다.

전년 동월 기준으로는 17.6%로 감소 폭이 더 컸다.

지난달 단독주택 착공 건수도 전년 동기보다 18% 줄어들었다.

반면 지난달 신규주택 판매가격 중간값은 47만달러(약 6억6천500만원)로 전년 동기보다 13.9% 상승했다.

이는 고가 주택 판매 비중이 커졌기 때문으로, 건설사들이 늘어난 재고 주택을 매각하기 위해 가격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신규주택 판매가격도 향후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 주요 도시들의 평균 집값 추세를 측정하는 8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9% 하락, 이미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WSJ은 기존주택 판매가 8개월 연속 감소한 데 이어 신규주택 판매도 급감하는 등 주택시장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신규주택 판매량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20여년 만에 7%를 넘어섰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가 집계한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주 한주 새 0.22%포인트 상승해 7.16%로 올라섰다.

이 같은 수치는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올해 초의 3.1%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

지난 15∼21일 한 주 동안 주택 구매를 위한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도 전년 동기보다 42%나 급감했다.

주택건설업협회(NAHB)가 집계하는 주택 건설업 체감경기 지표인 주택시장지수(HMI)도 이번 달에 38로 10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주택 신축 현장
미국 일리노이주의 주택 신축 현장[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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