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미큘라 인근 폴브락 감농장 여행기 / 한남체인 김민기 부사장

감농장

감나무 1500그루에 감들이 탐스럽게 열려 있다.

▲샌디에고 감농장의 인심이 푸근한 주인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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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뿐만 아니라 아보카도 나무 1600그루에 자몽나무까지 드넓은 농장에 심어진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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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폴브락에 들어온지 벌써 20년이 지났다는 이들 부부는 주말마다 도시에서 자녀들이 손자 손녀를 데리고 들어온다고 한다. 아이들 놀이터며 즐길 수 있게 정자 등을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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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와 생활식수에 필요한 물들을 지하에서 뽑아 올려 저수지를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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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젊은 시절부터 여행을 무척이나 즐겼다. 아마도 방랑벽을 타고 났나 보다. 지금 미국에 살게된 것도 그 타고난 방랑벽 탓이려니 한다.나는 젊은 시절부터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해 짬만나면 배낭 둘러매고 가출아닌 가출을 감행하곤했다 물론 시절이 시절인지라 주머니에는 땡전한푼 없이 쌀만 조금 넣어 무전여행을 나섰다.

당시를 회상해 보면 주로 마곡사 갑사를 거쳐 속리산으로 들어갔다가 상주로 들어서는 코스를 즐겼다. 매번 상주에 들어서면 잎이 다 떨어진 앙상한 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었는데 허기에 지친 나는 발길을 멈추고 알맞게 익을 연시를 실컷 따먹곤 했다. 입안에서 녹아내리던 연시가 어찌나 맛있던지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감에대한 애착이 남아있다.

필자의 감에 대한 지나친 사랑을 알았는지 지인이 샌디에고 인근에 한인이 운영하는 감농장이 있다고 귀띔해줬다. 그 말을 들은 이후로는 마치 첫 소풍을 떠나는 어린아이처럼 어찌나 가슴이 뛰던지 도무지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마침 휴일이 다가왔고 드디어 가족들과 함께 감농장을 찾아 나섰다. 서둘러 짐을 꾸리고 LA 에서 출발하여 15번 도로를 남쪽으로 약 한시간 반을 달리다 랜초 캘리포니아 출구로 나와 우회전해 약 30여분을 달렸다. 주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마치 한적한 공원길을 지난는 듯 흥에겨운 드라이브를 즐겼다.

가족들도 못내 즐거운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니 이만한 휴가가 또 어디있을까. 한참을 네비게이션의 목소리를 따라 나아가다 보니 문득 그 옛날 지도만 의지해서 전국을 돌아다닐때가 생각났다. 참 세상이 편해졌다.

예전에는 산속에서 길을 잃으면 어찌나 난감하고 무서웠던가 하지만 이제는 친절한 목소리가 엉뚱한 길로 들어서도 친절하게 새 길을 알려주니 얼마나 좋은지.

옛 생각과 함께 어느덧 데 루즈 로드에서 우회전해 2마일을 더 나아가니 앞산이 온통 붉은 단풍으로 덮인 감농장이 눈에 들어왔다. 나지막한 산 구릉 전체가 온통 감나무로 덮여있고 나무 하나하나에 가지가 찢어질듯 가득히 달려있다.입에서는 벌써 침이돌고 콩닥거리는 마음은 가라앉지 않았다.

농장에 들어서니 입구에서부터 우리 눈에 익은 진도개 여러마리가 반겨 맞이한다.곧이어 우리를 따스히 반겨주는 주인 부부의 미소는 두시간여를 달려온 나그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주인부부에 따르면 우리 일행을 앞뒤에서 에스코트하는 진도개 7마리는  자주 출몰하는 코요테등을 몰아내고 주인을 지키며 감을 쪼아대는 새떼를 쫓아내는 등 넓은 농장의 파수꾼 노릇을 톡톡히 한다고 한다. 주인의 안내로 농장을 돌아보며 엄청난 감나무와 자몽 그리고 아보카도 나무 숲을 보며 가슴에 뿌듯함이 느껴진다.

이곳 단감은 얼마나 큰지 한개가 약 1 파운드가 나갈 정도인데 그 맛 또한 꿀맛 그대로다. 촉촉한 속살을 한입 베어무니 달콤하면서도 아삭한 맛이 바로 이거다 하며 탄성이 절로 나왔다. 

주인부부는 이곳 감은 주로 12월에 출하하는데 대부분의 물량이 파머스 마켓을 통하여 소비자들에게 전해진다고 했다. 감과 함께 재배되는 자몽 또한 품질이 우수한데 자몽만은 주류마켓에 전량 사전 구매 계약이 되어 있어 옆에서 멀뚱멀뚱 아쉬운 시선으로 구경만 해야했다.

주인의 안내로 농장 정상에 오르니 산위에 제법 넓고 그  깊이를 알수없는 호수가 우리를  반겼다.산 아래 깊은 계곡에서 끌어올려 다목적으로 사용하는데 볼거리로도 일품이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넓고 아름다운 농장 전경은 근면하고 믿음이 좋은 주인 부부의 땀의 결정체라 생각되어 세삼 존경심이 생겼다.

주인부부는 앞으로 더 많은 가족들이 편히 쉬고 즐기다 떠날 수 있는 서민적인 위락시설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한동안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나와 가족들은 아쉬움을 남긴 채 다시 길을 나서야 했다.어둠이 깔리는 15번 도로를 약 10분여 올라오다 테미큘라에서 우회전하여 페창가 카지노에 들렸다. 카지노에는 취미가 없는 지라 뷔페에 들어가 넉넉한 저녁을 즐기며 하루의 피로를 풀고 LA로 돌아왔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옛 추억을 더듬어가며 즐긴 멋진 하루 휴가였다.

한남체인 김민기 부사장

 PERSIMMON & AVOCADO FARM

주소 : 39085 DA LUZ ROAD, FALLBROOK, CA 92028

전화 : 760-723-1648, (818)535-9104

*이곳을 방문하려면 먼저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입장료는 없지만 감(40파운드 1박스 100달러)이나 감식초(1병에 35달러) 등을 구입하는 것은 매너. 간단히 김밥 등을 준비해 갖고 와서 먹을 수도 있고 바베큐도 가능하지만 캠핑가서 고기 구워 먹는다 생각하고 준비해서 가야한다. 먹고 난 후, 쓰레기를 다시 갖고 가야하는 것은 필수 

정리=최한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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