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가주 실리콘밸리은행(SVB)와 뉴욕주 시그니처 뱅크가 잇따라 폐쇄되고 주가 급락으로 위기설이 돌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과 실버게이트 사태에도 불구하고 남가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인은행들은 동요되지 않는 모습이다.
SVB와 시그너처뱅크 폐쇄 후 맞이한 월요일인 13일 ‘블랙먼데이’가 예상됐지만 한인은행과 한인 커뮤니티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일단 한인은행의 주요 고객층은 SVB와 매우 달라 사실상 교집합이 없고 핵심(코어 디파짓)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한인은행의 예금, 특히 고액 예금이 줄어드는 것은 다른 커뮤니티의 은행과 핀테크금융기업에 비해 이자율이 낮은 것과 물가 압박 등에 따른 생활비 용도 때문일 뿐 유동성에 위기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은행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상장돼 있는 한인은행의 한 임원은 “SVB폐쇄 결정 이후부터 지금까지 특별한 예금 인출(뱅크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훨씬 더 심각했던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한인 고객들은 예금에 대해 특별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돈을 인출한 사례도 적었다”라며 “예금 안전성이나 인출과 관련한 고객 문의도 보고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 정부당국이 SVB와 시그너처의 예금을 보험한도와 상관없이 보증하는 등 빠르고 신속하게 대응책을 발표하며 관리에 나선 것도 분위기를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게 한인은행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4대 상장 한인은행의 주가에서도 별다른 추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지난 7일부터 13일 오전까지 한인 상장은행의 주가는 뱅크오브호프가 약 12.4%, 한미가 약 9.4%, PCB가 11.5%, 오픈이 13% 가량 하락하며 연중 최저수준에 도달했다.이는 전반적인 긴축 우려에 따른 금융주 폭락, SVB와 시그니처 은행 폐쇄 그리고 실버게이트와 퍼스트리퍼블릭 등의 위기설에 따른 것은 사실이지만 한인 은행만의 문제는 아니다. 또 주가하락폭도 같은 기간 15~70%의 낙폭을 기록한 다른 은행에 비하면 큰 편이 아니다.
월가에서도 한인은행들의 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향후 사태가 안정되면 다시 10~15%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며 매입(Buy)을 권하는 상황이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한인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증시에 민감하지 않고 오히려 금융주가 회복세를 보일 경우 상승폭이 더욱 빠른 편”이라며 “주가는 현재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