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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지역은행들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부동산금융시장이 심각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2025년말까지 상환 예정인 미 상업용부동산 부채가 1조5000억달러(약 1976조원) 규모에 달한다고 밝혔다.문제는 이를 누군가 리파이낸싱(차환)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지역 중소형은행들이 이 역할을 맡아왔다.
미국 상업용부동산 대출 가운데 지역은행의 비중은 2017년 17%였지만 지난해 27.0%까지 증가해 최대 자금 조달 창구가 됐다. 블룸버그는 “25대 대형은행이 전체 대출의 3분의 5를 차지하지만 상업용부동산 등 일부 부문에선 중소형 은행이 가장 중요한 신용 공급자”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SVB파산 이후 지역은행들은 예금유출 등 혼란을 겪고 있어 대출 능력이 저하된 상황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따르면 3월 마지막 2주 간 시중은행 대출은 약 1050억달러 감소했다. 이는 1973년 연준이 관련 자료를 집계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중소형 은행의 대출 감소규모가 736억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제임스 이건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대출 만기가 눈앞에 나가오고 있다”며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리파이낸싱 리스크는 가장 중요한 최대 관심사”라고 지적했다.
또 모건스탠리는 오피스 및 리테일 부동산 밸류에이션이 최고점 대비 40%까지 폭락할 수 있다며 이에 따른 채무불이행 위험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가뜩이나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타격을 입은 상업용부동산담보대출증권(CMBS)에 추가 부담을 안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CMBS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0% 급감했다.
특히 은행들은 대출뿐 아니라 CMBS을 적지 않게 보유하고 있어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 이건 연구원은 “은행들은 대출자뿐 아니라 구매자로서 상업용부동산 생태계에서 역할을 해왔다”며 이 때문에 리파이낸싱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는 “상업용 부동산은 가격 재조정이 필요하고 부채를 리파이낸싱할 수 있는 대안이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