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는 그동안 시장에 그늘을 드리우던 지역은행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지역은행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의 수신액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에 최악의 은행 위기가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투자자들의 믿음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과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웨스턴 얼라이언스는 이달 초만 하더라도 주가가 폭락하면서 한때 매각설마저 나돌기도 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웨스턴 얼라이언스 주가는 10% 올라 34.8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주간의 하락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올해 초보다는 41%나 하락한 상태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은행인 팩웨스트 뱅코프도 22% 급등했다. 팩웨스트는 이달 초 주가 폭락에 따라 매각 등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주가는 여전히 올해 초에 비해 거의 76% 빠진 상황이다.
이밖에 코메리카 은행이 12.3%, 자이언즈 뱅코프 12%, 키코프 8.6% 각각 상승했다.
KBW 지역은행 지수도 7.3% 올라 5월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지역 은행주의 상승은 웨스턴 얼라이언스의 예금이 지난 3월 31일과 5월 12일 사이에 20억 달러 이상 늘어 약 500억 달러에 달한다는 소식이 컸다.
이는 실리콘밸리은행을 포함한 지역은행 3곳이 최근 잇따라 파산했지만, 고객들이 금융 건전성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웨스턴 얼라이언스의 경우 이달 초 전체 또는 일부 사업의 매각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가 나와 한때 60% 이상 폭락하는 사태가 빚어졌지만, 회사 측이 공식 부인하면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비 라일리 웰스(B. Riley Wealth)의 선임 시장 스트래티지스트 아서 호건은 로이터통신에 웨스턴 얼라이언스의 수신액 증가 소식에 관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더는 좋은 뉴스라고 평가했다.
그는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은행 중 하나인 웨스턴 얼라이언스가 예금 증가라는 자료를 내놓았다”며 “이들 은행 예금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더 많은 신뢰가 쌓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역은행의 수익과 관련한 환경이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곧 위기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더 초점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