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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시가 최근 다운타운 소재 메이페어 호텔을 8300만달러에 매입해 이를 노숙자 거주용도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의 이번 결정은 발표와 동시에 시의회 내부(반대 2표)는 물론 각종 단체의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비용 지출에 관한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 호텔의 호가는 시 정부가 발표한 구매가를 최소 수백만 달러 이상 밑돌고 있다. 특별한 매입경쟁(오버 비딩)이 없는 상황에서 호가 이상의 비용을 지출한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호텔 매매 전문 업체의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판단하던 시가는 약 6950~7000만달러 정도 였다”라며 “수년 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8000만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호텔 매입 후 들어가는 수리비용도 지적받고 있다. 시정부는 11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시설을 개선할 계획인데 구매 이전 이와 관련한 구체적 계획 발표도 없었고 실제 1100만달러의 수리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반대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호텔 관리업체 관계자들도 “이미 지난 2018~2019년에 거쳐 약 3800만달러의 비용이 투입돼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이 진행됐던 만큼 1000만달러가 넘는 비용을 추가로 투자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본다” 고 답했다.
인근 거주민들 및 빌딩 소유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주민들은 “이번 호텔 구매와 관련해 주민들에게 이를 설명하고 예산 사용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공개한 바 없다”라며 “노숙자들의 사정도 딱하지만 이들과 관련한 안전 관리, 쓰레기 및 각종 오물 처리 등에 대한 대안은 있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인근 빌딩 소유주들도 “그긴 노숙자들의 노상 방뇨, 음주, 약물, 고성방가 등으로 고통 받으며 수익도 줄었지만 시정부는 우리의 목소리를 외면해 왔다”라며 “건물주들의 목소리를 한 곳에 모아 시정부에 개선 사항을 건의하고 이에 대한 시행 여부를 감시할 계획이다”고 말헀다.
LA시정부의 호텔 매입 계획을 반기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LA 일대에 산재한 중소형 호텔 및 모텔 소유주들이다.
숙박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수익률이 높지 않은 소유주 사이에서 LA시의 호텔 매입 확대계획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라며 “LA시에 건물을 매각해 이를 출구전략으로 삼거나 이를 이용해 자신들의 건물가치를 높이려는 소유주들이 많다”고 전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