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폐가서 이불한채로 버틴 고립가구 구출

광주 광산구가 한겨울 폐가서 이불한채로 버틴 고립가구를 찾아 임시거처를 마련해 도왔다.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혹한의 한겨울 날씨속 광주 광산구의 허름한 한 폐가에 A씨가 살고 있었다. 전기도, 난방도 안된 이방은 쾌쾌한 곰팡이 냄새로 가득했고 벽지와 장판은 곳곳이 찢어지거나 망가졌다. 방안에서는 따뜻한 한톨의 온기도 찾아 볼 수 없다. 사실 밖이 방보다 따뜻한 느낌이 든다. A씨는 이곳에 낡고 오래된 이불한채를 의지한채 홀로 겨울을 버티고 있었다.

광주 광산구 송정1동(동장 김선영)은 주민과 지역 기업의 참여로 겨울철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위기가구를 발굴,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긴급 임시주거를 지원했다고 1일 밝혔다.

송정1동은 지난해 11월부터 ‘누구도 고립되지 않는 마을 만들기’를 목표로 위기가구 발굴단(대표 기영철, 이하 발굴단)을 운영하고 있다.

발굴단은 매주 2회씩 홀몸어르신을 중심으로 소외된 주민을 찾아 안부를 살피하고,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찾아 연결하는 ‘주민과 함께 동네 한바퀴’를 진행하고 있다.

구는 최근 폐가에서 이불 한 채로 생활하고 있는 주민을 발견했다. 정상적인 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판단한 발굴단은 송정1동과 협의해 즉각 지원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지역 140여 개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사회적 고립 없는 복지공동체 구현에 앞장서고 있는 선한기업100+ 원탁회의가 응답해 왔다. 폐가에서 발견된 주민을 위한 임시거처 마련을 지원한 것이다.

덕분에 해당 주민은 현재 임시거처에서 생활하며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 발굴단과 선한기업100+ 원탁회의가 힘을 모아 한 주민의 추위와 고립에서 건져냈다는 평이다.

기영철 송정1동 위기가구 발굴단 대표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우리 주변의 돌봄 이웃은 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구석구석 안부를 살피며 이웃을 보듬는 마을 돌봄이 지속되고 확산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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