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방문 중 흉기로 습격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이재명 대표가 쓰러졌다고 해서 달려왔다. 별일 없어야 할텐데 정말 걱정이다”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한다는 김모(71) 씨는 이 대표가 긴급 후송된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부산 가덕도 인근에서 60대 남성의 흉기에 목을 찔려 부산대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이 대표는 부산대 병원에서 응급처치와 파상풍 예방 주사 등을 맞은 뒤 헬기편으로 서울 혜화동 서울대 병원으로 다시 후송됐다.
이 대표가 서울대 병원으로 온다는 소식에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은 이날 오후 1시께부터 이 경찰과 취재진, 시민 약 200여명이 섞여 혼란스러웠다.
서울대 병원 앞에서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굳은 얼굴로 이 대표의 이송을 대기 했으며, 이외에도 민주당 당직자와 이 대표의 보좌진도 응급의료센터 앞을 지켰다.
병원 앞을 지나가던 시민들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진료차 병원을 찾았다는 박종수(63) 씨는 “이재명 대표 피습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다”라며 “이 대표를 지지하지 않지만, 이번 일은 살인미수 아닌가. 이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에 지인 병문안을 왔다는 이모(54) 씨는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이라고 해서 흉기를 휘두르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무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탄 앰뷸런스 차량은 이날 오후 3시19분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도착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과 유튜버들은 이 대표를 향해 ‘대표님 힘내시라’고 소리쳤다. 이 대표의 이송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취재진과 유튜버가 뒤엉켜 고함을 지르고 욕설이 오가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이 대표는 3시 22분께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돼 수술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좌측 목 부위에 흉기에 의한 열상을 입었으며, 민주당 측은 ‘경정맥 손상’과 함께 과다 출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부산 방문 중 흉기로 습격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 |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7분께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으로부터 왼쪽 목 부위를 공격당했다. 이로 인해 이 대표는 목 부위에 1㎝가량 열상을 입었다.
용의자는 충남에 거주 중인 66세(57년생·남성) A 씨로 밝혀졌다. 이 남성은 지난달 인터넷을 통해 범행에 사용할 도구를 구입했다고 경찰조사에서 밝혔다. 흉기 총 길이는 18㎝, 날 길이는 13㎝다.
경찰은 A 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하고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추궁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부산경찰청에 즉시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사건의 경위와 범행 동기, 배후 유무 등을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윤 경찰청장은 아울러 유사 사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주요 인사의 신변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A 씨는 현장에서 체포돼 부산 강서경찰서로 이송됐다. A씨는 이날 중으로 부산경찰청으로 압송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은 3일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관련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이재명 대표의)자세한 상태와 향후 치료 방안은 병원 도착 후 의료진의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