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베이 성의 한 봉제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신화]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중국 주요 도시 노동자의 평균 임금이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내수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는 셈이어서 경기 침체 가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3일(현지시간) 온라인 채용 플랫폼 자오핀을 인용해 지난해 4분기 중국 38개 주요 도시의 신규 채용자 평균급여가 1만420위안(190만5297원)으로 1년 전보다 1.3%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는 연도별 통계가 발표되기 시작한 2016년 이래 최대 하락폭이다. 평균급여는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는데 이 또한 2016년 이후 최장기간 연속 하락세다.
수도 베이징의 경우 임금이 1년전 보다 2.7% 줄어 4분기 연속 하락했다. 제조업이 밀집한 광저우의 임금 하락폭은 4.5%로 전국의 3배가 넘었다.
블룸버그는 “임금 하락세는 중국이 직면한 디플레이션 위험을 부각시키고 향후 성장 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 시장 침체로 중국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면 소비자 물가 하락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11월 중국의 소비자 물가는 0.5% 하락해 3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49.0을 기록해 전월(49.4)를 하회했다. 제조업 경기를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인 PMI가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 웃돌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중국인들이 전망하는 중국 경제의 앞날도 밝지 않다. 모닝컨설트가 조사하는 중국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149.5를 기록해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150 아래로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들에게 개인 재정 상황과 업황에 대한 기대감, 가계 구매에 대한 태도를 묻는 것으로, 100 이하로 떨어지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중국의 경우 이 지수가 미국과 유럽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으나, 하락세로 반전했다는 게 주목할 포인트다.
중국인들의 체감 경제가 악화되면 최악의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득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가계는 주택 구입을 계속 미루고 모기지 대출을 기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월부터 11월까지 신규 주택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중국 센터는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5%로 제시할 가능성이 크지만 실제 상황은 지난해 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하락, 고부채, 불충분한 수요, 높은 청년 실업률 및 불평등 등의 문제가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