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 8년만에 웃은 BMW, ‘신모델 반격’ 벤츠와 신년 대격돌 예고 [여車저車]

[헤럴드경제=김성우·김지윤 기자] BMW가 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서 ‘라이벌’ 메르세데스-벤츠를 따돌리고 판매량 순위 1위에 올랐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2023년 총 7만7395대의 차량을 판매한 BMW가 7만6697대를 판매한 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시장 판매량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올해 막판까지 월별판매량 기록에서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여온 양사 간 판매량 차이는 단 698대다.

양사는 지난해 월간 판매량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벤츠는 올해 3월(6533대)과 4월(6176대), 5월(6292대), 8월(6588대), 9월(6971대), 10월(6612대), 11월(7168대), 12월(8541대) 등 모두 8번에 걸쳐 월판매 1위에 올랐다. BMW는 1월(6089대)과 2월(6359대), 6월(8098대), 7월(5931대)에 벤츠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BMW 5시리즈 [BMW제공]

BMW가 벤츠를 누르고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15년(4만7877대) 이후 8년만이다. 당시에도 양사 간 격차는 883대로 벤츠(4만6994대)와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이후 벤츠가 우위를 점했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양사간 격차는 2019년 3만3942대까지 벌어졌지만, BMW는 점차 격차를 좁혀나가면서 지난 2022년에는 차이를 2431대차(BMW 7만8545대, 벤츠 8만976대)까지 줄였다.

BMW의 1위 탈환은 다양한 구동계를 기반으로 한 ‘파워 오브 초이스’ 전략의 성공으로 풀이된다. BMW는 국내에 차량을 출시할 때, 가솔린과 디젤 등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아울러 전기차까지 다양한 구동계로 골고루 모델을 출시하며 소비자의 선택범위를 넓혔다.

덕분에 올해 수입차 모델별 판매량 ‘톱10’에도 BMW 차량은 2위 BMW 520(1만451대)부터 5위 X4 2.0(4440대), 7위 BMW 320(4191대), 8위 BMW 530 xDrive(3900대), 9위 X3 2.0(3873대)까지 총 5개 모델이 올랐다. 벤츠는 E250이 1만2326대가 판매되며 수입차시장 모델별 순위 1위에 올랐지만, 그외 톱 10에 오른 모델은 4위 E350 4MATIC과 6위 C300 4MATIC 2종류에 그쳤다.

BMW 관계자는 “엔트리모델부터 대형모델까지 전반적으로 판매량이 분산되면서, 골고루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든 것이 마케팅 실적에서 반영된 것”이라면서 “경쟁 수입차 업체들은 특정모델에 선호가 집중되는 현상을 보였지만, BMW는 기존 가솔린과 디젤에서 잘팔린 차량도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선보이면서 선택지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신차 변수도 승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BMW는 최근 풀체인지 모델 BMW 520을 국내에 새롭게 선보이면서, 새로운 차량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집중됐지만, 벤츠는 현재 준비 중인 국민모델 ‘E클래스’의 신형 차량 출시가 늦어졌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시장에서 신차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월등하게 큰 격차로 이어지곤 한다”면서 “올해 벤츠가 E클래스 신차를 내놓은 만큼 1위를 자리를 놓고 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KAIDA의 이번 집계에서 국내 시장 3위는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1만7868대)가 올랐다. 그 뒤는 북유럽감성의 자동차 볼보(1만7018대)와 일본 럭셔리자동차 렉서스(1만3561대)가 이었다. 이어 포르쉐가 1만1355대, 폭스바겐이 1만247대 판매되며 1만대 클럽에 오른 브랜드는 총 7개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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