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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구조대는 언제 도착하나요? 살려주세요’ (3일 한 온라인 삼성전자 종목방)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대중 수출 통제 이슈가 불거지면서 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주가까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리노공업(-4.25%), 이수페타시스(-5.03%), 한솔케미칼(-5.18%), 이오테크닉스(-3.93%), 하나마이크론(-2.34%) 등 반도체 전·후공정 관련주가 골고루 약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도 최근 8거래일 동안의 랠리를 멈추고 전 거래일 대비 3.27% 내린 7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3.93% 내려 13만6800원에 장을 마쳤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세계 노광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ASML홀딩 주가는 일부 반도체 제조 장비의 대중 수출이 금지됐다는 소식에 5% 이상 급락했다.
외신에 따르면 ASML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요청으로 중국으로 수출할 일부 장비의 수송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도체와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엔비디아(-2.73%), AMD(-5.99%), 인텔(-4.88%), 램리서치(-4.34%) 등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였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65%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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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미들은 최근 삼성전자 한 종목에 대해 대부분 평가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리테일 시장 점유율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이 고객 계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키움증권 고객들의 삼성전자 주식 평균 매수가격은 7만4800원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대 중반에 오른 시점이 지난달 중순께임을 고려하면, 비교적 최근인 1∼2주 이내에 평가손실 구간에서 평가이익 구간으로 진입한 것이다.지난해 초 5만원대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감산 효과 등에 힘입어 상반기 내내 꾸준히 올랐다.
다만 하반기에 접어들자 한동안은 6만5000∼7만3000원대 사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며 횡보세를 보였다. 이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전망과 실적 개선 기대감이 두드러지면서 작년 11∼12월 두 달간 약 19% 상승했다. 12월 한 달 동안에는 10.56%나 올랐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린 건 외국인이었다. 외국인투자자는 12월 한 달간 삼성전자 보통주 1조57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의 삼성전자 매도세는 거셌다. 개인은 총 2조886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투자자들의 관심은 추가 상승 여력에 쏠려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증권사 평균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9만1958원이다. SK증권이 지난해 11월 10만원을 제시해 가장 높고, BNK투자증권이 8만2000원으로 가장 낮다.
최근 증권가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전날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4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높여 잡으며 "올해 2분기부터는 감산 폭 축소에 따른 고정비 분배와 수익성 회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반도체주 강세가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는 최근의 흐름에 의구심을 표하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올해 증시 전망에서 공통적으로 제시한 코스피 상단 2800선과 유망 업종으로 일제히 반도체주를 꼽은 것, 둘 중 하나는 틀린 전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을 좋게 보면서 지수 상단을 2800으로 유지할 수는 없다"며 "현재 코스피 2650선에서 반도체를 더 좋게 본다는 얘기는 삼성전자는 10%, SK하이닉스는 그 이상 더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고, 그렇게 되면 지수는 2900을 넘어가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의 기업이익 전망치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레벨을 고려할 때 지수 상단 ,800선 전망이 터무니없이 낮은 수치라고 폄하하기도 어렵다"며 "결국 올해 증시 컨센서스는 반도체 업종 강세 주장이 맞아 코스피가 전망치 상단을 뚫거나 아니면 반도체 강세 전망이 틀리고 밴드 상단 전망이 맞거나 둘 중 하나로 귀결되며 컨센서스 중 하나는 틀리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