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다른 4대 성직자의 ‘행복’에 대한 명쾌한 인생상담

종교는 달라도 인생의 고민은 같다/성진 스님·김진 목사·하성용 신부·박세웅 교무/불광출판사

연초 사람들은 여러 계획을 세운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하거나, 혹은 자기계발을 위한 자격증 학원을 등록하거나, 아니면 주변 사람들에게 안부 전화를 자주 해야겠다는 다짐 등을 한다. 매년 이런 계획을 반복해 세우는 이유는 바로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무엇을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 어느 때보다 ‘행복의 조건’을 더 생각하게 하는 요즘이지만, 쉽게 답을 찾긴 어렵다.

세계 최초로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 등 4대 종교 성직자로 구성된 ‘만남중창단’은 이 같은 중생의 고민에 명쾌한 답변을 제공한다. 중창단 소속 성진 스님·김진 목사·하성용 신부·박세웅 교무 등은 신간 ‘종교는 달라도 인생의 고민은 같다’를 통해 행복에 대해 논하면서 행복과 연관된 ▷돈 ▷관계 ▷감정 ▷중독 ▷죽음 등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았다.

‘행복’에 대해 저자들은 종교를 불문하고 한 목소리를 낸다. 행복은 바로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의 사람이 행복을 찾으려 밖으로 눈을 돌리지만, 자기 성찰과 나눔을 실천하고 사는 종교인은 행복을 내 안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파한다. 틸틸과 미틸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파랑새를 집안 새장에서 찾았듯 말이다.

김진 목사는 저서에서 “삶의 시선을 바깥으로만 향하는 사람은 불행하고, 자기 내면의 상태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행복하다”며 긍정적인 ‘생명의 에너지’가 내면에 가득하면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하성용 신부는 “지금의 나를 향한 만족과 감사야 말로 행복의 시작과 끝”이라고 봤고, 박세웅 교무도 “행복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이 아닌,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라고 말했다.

다만 성진 스님은 불교의 ‘사성제(四聖諦)’의 가르침을 인용하며 “내면의 고통, 즉 나를 괴롭히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제거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했다. 불교에서는 내면에서 극복할 수 있는 어려움으로 생로병사까지 가능하다고 설파한다.

사람이 행복의 선결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돈에 대한 그들의 생각은 어떨까. 근검 절약과 나눔이 생활에 녹아든 성직자들이다 보니 돈에 대해 부정적일 것 같지만, 오히려 반대였다. 돈이 있어야 힘 없고 가난한 자들을 돌볼 수 있기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진 목사는 “돈은 직접적인 나눔의 수단이자 공동 번영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성경에서도 돈에 대해 옳고 그름을 얘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성진 스님은 불교 교리로 널리 알려진 ‘무소유’ 개념에 대해 “그저 ‘가지지 말라’, ‘가난하게 살라’는 가르침이 아니다”라며 “소유의 대상 뿐 아니라 소유자까지도 영원한 게 없으니 집착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전한다.

다만 돈이 나 자신이나 삶보다 앞서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수단으로 여기면서 ‘잘 써야 한다’는 것이다. 하성용 신부도 “돈의 쓰임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돈을 가지면 돈이 삶을 좀먹는 족쇄가 된다”며 “돈은 잘 가져야 한다”고 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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