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2만원 2배 껑충, 말이 돼?” 금보다 비싸진 우황청심원

우황청심원[네이버 블로그]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금보다 더 비싸다니…떨려서 오히려 못 먹겠네”

수험생이나 면접을 앞둔 사람들이 긴장되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먹는 우황청심원 가격이 올 해부터 크게 오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약국에서 1만원 초반에 팔리는 우황청심원 가격이 설 연휴가 지난 뒤에는 지금보다 최소 20%에서 최대 2배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황청심원 가격 상승의 원인은 주원료 값이 크게 뛰었기 때문. 우황청심원은 우황, 사향, 영양각, 아교, 복령, 용뇌, 백출, 인삼, 방풍, 맥문동 등이 주성분이다. 이 중 우황과 사향이 핵심 성분인데 최근 10년 사이 이 두 원료값이 폭등하고 있다.

우황(牛黃)은 소 담낭이나 담관에 생긴 결석을 건조시켜 만든 생약재다. 사료를 먹지 않고 자연초지에서 방목한 소에게만 채취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남미나 중앙아시아 등 소 수출국에서는 생산성을 높이고자 소를 방목하지 않고 농장에서 키우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또 소 담낭에 결석이 생기려면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한데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어린 소를 도축하는 경우가 많다. 결석이 생기기까지 시간이 부족해진 환경이 된 셈이다.

여기에 중국 등에서 우황 소비가 크게 늘면서 우황이 점점 귀해졌다.

우황청심원[독자 제공]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산이 불가능한 우황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여러 이유로 최근 10년 사이 그 값이 크게 뛰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당 1800만원 정도였던 우황 거래가격이 지난 해 초에는 1억1000만원까지 오르더니 연말에는 2억6000만원까지 올랐다. 현재 금 1㎏ 가격이 8600만원인데 이와 비교하면 약 3배나 높은 셈이다.

또 다른 성분인 사향 역시 멸종위기종인 사향노루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어서 매년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한다.

우황과 사향 각각 1㎏으로 만들 수 있는 우황청심원은 약 2만6000개 정도라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값이 크게 오르는 반면 제품 가격은 크게 올리지 못하다보니 수익성이 낮아 사업을 접는 회사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우황청심원 제품을 판매하던 GC녹십자, 보령, 조아제약 등은 몇 년 전부터 더 이상 우황청심원을 생산하고 있지 않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서 우황청심원을 가장 많이 파는 광동제약은 올 해부터 3개 제품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계속 생산될 제품은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광동은 원래 1월부터 우황청심원 가격을 인상하려다 인상 시기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긴장감이나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이 즐겨 먹던 우황청심원이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우황, 사향 등 원재료값이 크게 뛰며 소비자가 사기에 부담되는 가격까지 오르고 있다”며 “제약사들도 수익성 측면에서 큰 이득이 없어 시장에서 철수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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