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세실. [케리 로 인스타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펜실베이나주에서 공사 인부들에게 줄 현금 4000달러(한화 약 520만원)를 음식인줄 알고 먹어치운 강아지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CNN과 영국 가디언즈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거주하는 캐리 로와 클레이튼 로 부부는 최근 자신들이 키우는 애완견 세실이 현금 4000달러를 먹은 일화를 소개했다.
이들 부부는 최근 집 울타리를 설치하기 위해 인부들을 고용하고 있었다. 공사가 막바지에 다다른 지난해 12월 8일 오후 남편 클레이튼 로 씨는 인부들에게 지불할 현금 4000달러를 은행에서 인출해 부엌 조리대 위에 올려놓은 뒤 잠시 자리를 비웠다.
이때까지만 해도 앞으로 어떤 일이 닥쳐올지 이들 부부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클레이튼 로 씨가 자리를 비운 찰나에 거액의 돈뭉치는 세실의 음식이 되고 말았다. 불과 30분 뒤 클레이튼 로 씨가 부엌으로 돌아왔을 땐 사방에 갈기갈기 찢겨진 돈뭉치들만 널브러져 있었다고 했다.
캐리 로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남편의 외침을 듣고 부엌을 달려가보니 사방이 찢겨진 종이 투성이였다. 기절초풍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동의 주인공인 세실은 지폐들을 맛있게 먹어치운 뒤 슬그머니 거실 소파로 돌아가 단잠을 자고 있었다는 게 로 부부의 설명이다.
애완견 세실이 먹고 남긴 화폐 조각들. [캐리 로 인스타그램 캡처] |
푸들과 리트리버의 믹스견 골든두들인 세실은 로 부부와 함께한 5년의 시간동안 한 번도 집 안 물건을 먹거나 건든 적이 없었다고 했다. 이런 애완견이었기에 로 부부는 이번 사건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클레이튼 로 씨는 “평소 물건을 건들지 않았던 나머지 이번 일로 화가 났기보단 놀라움이 컸다”며 “(세실이) 돈다발을 먹은 것을 보고 나와 아내 모두 어리둥절했다”고 말했다. 케리 로 씨도 “탁자 위에 스테이크를 놓아도 건들지도 않던 강아지였다”면서도 “돈 뭉치를 봤을 땐 무언가 느낌을 받은 듯하다”고 말했다.
다량의 종이 지폐를 먹은 나머지 로 부부는 곧바로 수의사를 찾았지만, 다행히도 세실의 건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 세실의 뱃속에 있는 4000달러 돈뭉치를 어떻게 회수하는지가 관건이 됐다고 로 부부는 전했다. 현장에 널브러진 화폐 조각들을 맞춰서 1500달러 정도를 회수할 수 있었지만, 나머지 돈은 아직 세실의 뱃속에 있었다. 결국 이들 부부는 수일 동안 세실이 남기고 간 배변과 구토물에서 화폐 조각들을 모으고 세탁하는 작업을 거쳐서야 총 3550달러를 회수할 수 있었다고 한다.
로 부부는 이 같은 황당한 소동은 인스타그램에 좋아요 20만개를 훌쩍 넘길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로 부부는 “전액을 되찾지 못했지만, 그래도 아이에게 들려줄 일화는 건졌다”면서도 “너무 사랑스러운 애완견이라서 세실에게 화는 나지 않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캐리 로 씨와 그의 애완견 세실. [캐리 로 인스타그램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