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를 흔든 강진으로 스즈시의 주택들이 무너져 내린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 없음. 2024.01.06. [교도=AP]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지 124시간 만인 지난 6일 90대 여성이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이 여성은 무너진 주택 틈에서 빗물을 마시면서 살아남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요미우리신문이 8일 보도했다.
지진 발생 엿새째인 지난 6일 이시카와현 스즈시의 무너진 한 건물에서 90대 여성이 구조됐다.
수색 작업을 진행하던 경찰 구조대는 붕괴된 2층짜리 목조 주택 1층에서 한 여성의 다리가 폭 수십㎝의 작은 틈을 통해 대들보 사이에 끼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 지원 요청을 받고 소방대원들도 출동했고, 경찰과 소방이 협력해 잔해를 손으로 일일이 제거해 나갔다.
한 재난의료지원팀(DMAT) 의사는 오후 5시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여성의 왼팔과 상반신이 겨우 보이고 희미하게 신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 의사는 "손을 잡았더니 반응이 있어서 '살아남을지도 모른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의사는 갑자기 잔해를 제거하면 여성 몸 상태가 급변할 수 있어서 링거를 투여하면서 체력 회복을 기다렸다고, 구조대와 의료진은 모두 구조 중간중간 "힘내라"며 여성을 응원했다.
일본 구조대가 지난 6일 이시카와현 스즈시의 한 무너진 주택에서 90대 여성을 구조하고 있는 모습. [AP] |
여성은 이날 오후 8시 20분쯤 지진 발생 만 5일을 넘긴 시점에 극적으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새해 첫날 오후 4시 10분 규모 7.6의 강진이 덮친 지 만 약 124시간 만에, 그것도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이라는 72시간을 52시간이나 넘겨 구출된 것이다.
이 여성은 발 부위에 부상은 있지만 구조 이튿날인 7일 아침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을 구조한 구조대원과 의사는 무너진 건물 안에 몸이 들어갈 틈이 있었고 빗물을 마시면서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DMAT 의사인 이나바 모토타카 씨는 "약간의 수분과 일정한 체온이 확보되면 72시간이 지나도 살아남는 경우가 있다"며 "잔해 틈 사이로 흘러나온 빗물 등을 마신 것은 아닐까"라고 추정했다.
한편 노토강진으로 이시카와현에서는 8일 오전 현재 총 12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시카와현이 집계한 '연락 두절' 주민 수는 195명에 달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