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엄주성 키움증권 신임 대표가 8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됐다. 작년 말 사장직에 내정된 후 조직 재정비를 모색했던 엄 대표는 이르면 이번주 내 ‘리스크 관리’ 강화에 방점을 찍은 조직 개편에도 나설 방침이다.
키움증권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엄주성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엄 대표의 등기임원 선임 절차를 마치면서 새 대표의 임기(3년)가 시작됐다. 주총이 끝난 뒤 엄 대표는 업무보고를 받고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지난해 키움증권은 황현순 전 대표가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이사회에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엄 대표를 새 수장으로 낙점했다.
엄 대표는 1968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했으며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대우증권으로 입사해 증권업과 인연을 맺었다. 키움증권에는 2007년 합류해 그간 투자운용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 중역을 역임했다. 특히 투자운용과 전략기획을 담당했던 만큼 리스크 관리 총괄 역할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엄주성 대표는 취임 이후 첫 과제로 ‘리스크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한 조직 개편에 나설 방침이다. 작년 말 신임 대표로 내정된 이후 엄 대표는 회사 현안을 파악하며 ‘일 터진 후에 사태를 파악하는 사후 감사가 아니라 사전 예방에 초점을 둔 감사 기능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경영진들에게 꾸준히 강조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번주 내 조직개편이 단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인력 수는 늘리고 내부 상시감사시스템도 구축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감사 기획(가칭)’ 조직을 통해 법률 준수, 위기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상시 감시 시스템을 만드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감사팀을 본부급으로 격상하는 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영풍제지 사태 이후 구성한 리스크관리 TF(태스크포스) 기능도 강화할 방침이다. 리스크 관리 TF 기능을 리스크와 신용공여 관리 두 축으로 나눠 각각 리스크관리본부 , 리테일총괄본부 산하에 두고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 등으로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하면서 리스크 관리 능력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초대형 IB 인가’는 내실을 다진 다음 스텝으로 밟아갈 계획이다. 엄 대표는 지난 3일 ‘2024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추이를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현 시점에서는 신청하더라도 승인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 키움증권 관계자는 “준비는 하되 당장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회사를 좀 더 튼튼하게 다진 후에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