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우(가운데) 삼성물산 라이프 사이언스 사업 담당 부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2024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스티븐 베레슨(오른쪽)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매니징 파트너, 크리스틴 히난 이그제큐티브 파트너와 대화하고 있다.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유튜브 캡처]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삼성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개발사 ‘모더나’를 키운 미국의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 기업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 바이오 AI(인공지능) 등 기술 개발을 위해 손잡는다.
삼성물산과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3사가 설립한 라이프사이언스 2호 펀드(SVIC 64호 신기술투자조합)를 통해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 전략적 협력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삼성물산과 바이오 사업 자회사는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 ▷바이오 분야 AI ▷기초과학 연구를 실제 사용할 수 있게 연계하는 중개의학 연구 ▷바이오 의약품 개발 플랫폼 관련 최첨단 기술 ▷고품질 임상 실험 인프라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산하 다양한 혁신 스타트업 벤처기업과 교류도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전략적 협력은 바이오 의약품 산업에서 혁신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행보로 읽힌다.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은 2000년 설립 후 누적 운용자산이 약 19조원에 이르는 벤처캐피탈사로 mRNA(메신저 리보핵산) 코로나백신 개발사로 알려진 모더나를 초기 설립 때부터 기획 육성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165개 업체에 투자해 100개가 넘는 회사를 창업했고 데날리(Denali), 포그혼(Foghorn) 등 30개 업체를 상장시켰다.
삼성물산은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 2021년 10월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등 국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협력했다. 또한 삼성 라이프사이언스 1호 펀드는 2022년 8월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산하 센다 바이오사이언스에 1500만달러(약 190억원)를 투자하며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공조를 이어가던 2021년 11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은 미국 출장길에 올랐는데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본사를 방문해 누바 아페얀 대표와 회동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 계기 방미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찾았을 때도 이 회장은 아페얀 대표를 만나 바이오 사업 협력 등에 대해 머리를 맞댄 바 있다.
삼성물산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미래 바이오 기술 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 기회가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재우 삼성물산 라이프 사이언스 사업 담당 부사장은 “이번 MOU는 두 회사 간 협력의 중요한 진전”이라며 “플래그십 산하 바이오 업체의 기술이 시장에 빠르게 선보이는 데 삼성의 바이오 전문성과 상업화 경험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스티븐 베레슨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매니징 파트너는 “이번 협력은 바이오 업계 혁신을 향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며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이 보유한 바이오 플랫폼 기업 기획, 육성 역량과 삼성이 강점을 보유한 분석, 임상개발 및 제조 역량과의 협업은 바이오 의약품 산업을 혁신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환자 치료에 있어 큰 발전을 가져오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과 바이오 사업 자회사는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등 글로벌 벤처캐피탈사와 협력을 통해 국내외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신사업 발굴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