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9일(현지시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발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
[헤럴드경제(샌프란시스코)=고재우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초로 매출 3조원 시대를 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청사진을 내놨다.
기존 1~4공장(제1바이오캠퍼스)에 이어 5~8공장(제2바이오캠퍼스) 건설을 본격화해 경쟁조차 허용하지 않는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제2바이오 캠퍼스 완공 시 생산능력은 무려 132만4000ℓ로 ‘세계 1위’다.
또 중장기 전략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 서비스 제공,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진출을 검토하면서 ‘초격차’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해 사업 성과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지난해 3분기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연결 기준) 2조6211억원, 영업이익 763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3조601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을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온다. 영업이익 1조원이 현실화 될 경우, 앞선 매출 3조원 돌파에 이어 국내 최초 기록을 연달아 써내려 가는 셈이다. 지난해 총 수주금액은 3조4867억원이었다.
특히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노바티스, 화이자 등 글로벌 톱 빅파마 20곳 중 14곳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객사다.
▶5~8공장 완공 시 총 생산능력 132만4000ℓ=근저에는 ‘생산능력’이 있었다. 지난해 6월 4공장이 전체 가동에 들어가며 총 60만4000ℓ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같은 해 4월 5공장 착공을 시작했다.
1~4공장인 제1바이오캠퍼스보다 넓은 규모로 건설될 제2바이오캠퍼스에만 7조5000억원이 투입됐다. 제2바이오캠퍼스 내 5~8공장 생산능력은 72만ℓ로,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132만4000ℓ에 달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고객사에 안정적이면서도 유연한 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존림 대표는 “올해에만 약 3조5000억원에 가까운 수주가 들어 왔다”며 “과잉이냐는 말이 있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 성장률 약 20%로, 일반적인 제약사 성장률인 약 10%보다 훨씬 크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9일(현지시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발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
▶ADC 생산 서비스 제공…유망 바이오 연이어 투자=이와 함께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투자에도 나선다.
항체의약품의 중요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DC·CGT와 같은 신규 모달리티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회사는 ADC 생산 서비스 제공에 나설 예정이다.
ADC는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이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다른 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표적한다. 최근 글로벌 주요 제약업체도 활발하게 개발 중인 분야다.
이와 관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준공을 목표로 ADC 의약품 전용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중이다. 지난해 4월에는 아라리스 바이오텍, 9월에는 에임드바이오 등 ADC 기술을 보유한 유망 바이오 기업에 연이어 투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CGT 사업 진출도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위탁개발(CDO)센터와 바이오연구소를 중심으로 ▷항체(mAb) 생산성 향상 ▷ADC 툴 박스 ▷이중특이성항체(BsAB) ▷mRNA 등 영역에서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등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강화한다.
이외에도 지난해 3월 미국 뉴저지에 개소한 SBA(삼성바이오로직스아메리카) 사무실은 물론 글로벌 거점 추가 확대를 검토중이다. 이를 통해 고객사와 물리적 거리를 좁힌다는 것이다.
존림 대표는 “생산능력·포트폴리오·지리적 거점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며 “기존 핵심역량 강화는 물론 미국·유럽 등 주요지역 내 CDMO 거점 확대, 혁신기업 투자 및 인수합병 등도 적극 실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