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공천…이재명 ‘통합’ 과제 안고 조기 복귀? [이런정치]

피습으로 수술 후 입원 치료를 받아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가운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안대용·양근혁 기자] 퇴원 후 자택 치료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예상보다 이른 복귀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월 총선이 11일 기준 90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원칙과상식 3명의 의원과 이낙연 전 대표 탈당 선언이 이어지면서 ‘분당 리스크’도 커지고 있는데다, 공천을 비롯한 총선 대비 작업을 마냥 늦출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오는 12일 공천관리위원회 첫 번째 회의를 열 계획이다. 지난 5일 공관위 구성을 완료했는데 총선 일정상 이번 주에 첫 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선 4월 총선에 출마할 후보자 공모, 면접 등 향후 일정 관련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민주당 당헌상 위원장과 위원들을 당대표가 임명하는데 이 대표 본인이 공관위원인 건 아니어서 회의 참석 의무는 없다. 하지만 총선 공천 업무를 관장할 공관위 첫 모임이란 점에서 이 대표가 인사말과 당부를 전하기 위해 회의에 앞서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퇴원하면서 직접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에 이 대표가 곧바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자택 치료를 하면서 중요한 당무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건강을 회복했다. 관리가 당분간 더 필요해 자택에 머물면서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주요 사안에 대한 판단은 직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해 이 대표는 퇴원 전날인 9일 직접 윤리감찰을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일정을 소화하면서 일상적 당무를 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는 게 당내 인식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무대 전면에서 이 대표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이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경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 후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지방을 누비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 대표가 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잇단 탈당 선언으로 당내 환경이 바뀌고 있는 점도 이 대표의 복귀를 당기게끔 하는 요인이다. 이 대표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등을 요구하며 당 혁신을 강조했던 원칙과상식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전날 탈당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탈당을 공식화한다. 공천 작업이 본격화된 후 ‘하위 평가’를 받고서 공천에서 탈락하게 될 현역 의원들의 추가 이탈 가능성도 벌써부터 거론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본인 건강 회복과 함께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해야 하는 과제가 이 대표 앞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선거를 위해서는 단결과 단합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내에서 누굴 ‘수박(비명계를 비난할 때 사용되는 멸칭)’이라 부르거나, 누굴 공천에서 떨어트리기 위해 출마하거나 하는 적대적 내부 정치는 하지 말자고 이 대표가 강조해야 한다”며 “그런 경우 더 이상 용납하지 않고 공천에 반영하는 등 엄격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공천 과정 공정성에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또 다른 한 의원은 “공천에 있어 얼마나 혁신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하느냐가 대표의 할 일이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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