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주식매매계약 언제쯤, 팬오션 주가 ‘긴장’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팬오션이 HMM 경영권 매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재무적 부담 우려로 주가는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유상증자로 HMM 인수 자금을 조달하려는 계획에 부담을 안길 가능성이 커졌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팬오션은 HMM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17영업일 동안 주가가 약 21% 하락했다.

팬오션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HMM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매도자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 중인 HMM 보통주 57.9%를 약 6조40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팬오션의 작년 9월 말 별도기준 현금성자산은 4604억원으로 외부 자금 조달은 필요하다. 인수금융과 JKL파트너스가 책임질 자금을 고려해 팬오션은 직접 3조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외부 자금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상환 부담을 줄이면서 유동성을 확충하는 선택지는 유상증자가 유일하다. 변수는 팬오션 주가가 현저히 낮아졌다는 점이다. 현 수준의 팬오션 주가로는 전체 주식의 150% 규모 신주가 발행돼야 3조원을 조달할 수 있다.

대량의 신주 발행은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문제로 유통시장에서 기피하는 이벤트 중 하나다. 주가에 따라 최종 발행 금액이 변동되는 만큼 조달의 안정성도 높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150% 비율 유상증자를 완료한 CJ CGV의 경우 주가 하락으로 당초 조달 목표치의 73%만 채웠다.

팬오션은 자본시장 접근성은 갖춘 상태다. 그동안 발행 이력을 감안해 회사채를 통한 차입 가능성도 조달 선택지로 꼽힌다. 물론 채권투자자가 불확실성을 기피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행 여부는 미지수다. 해운업이 불황 국면에 진입했고 시황에 민감한 컨테이너선 특성상 현금흐름 예측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다. 여기에 팬오션은 오는 6월 말 500억원 규모 회사채의 만기도 앞두고 있다.

현재로선 속도감 있는 SPA 체결과 팬오션의 조달 계획 실행을 통해 시장 우려를 잠재우는 게 최우선 과제로 지목된다. KDB산업은행 측은 상반기 내로 거래 종결을 목표로 세웠다. 팬오션은 글로벌 8위 컨테이너선사 HMM 인수를 발판 삼아 벌크선 의존도를 줄이고 선종 다각화를 통한 사업 기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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