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후티 공습’ 두고 유럽 분열…프랑스·이탈리아 불참

예멘 후티 반군 지지자들의 모습. [EPA]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미국과 영국의 예멘 후티 반군 근거지 공습을 두고 유럽이 또다시 분열상을 드러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는 군사 작전에 참여하지 않았고 이번 공습을 지지하는 10개국 공동성명에도 서명하지 않았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해 가자지구를 공격하자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국제 교역의 주요 항로인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계속 공격하고 있다.

이에 미국과 영국은 세계 무역로를 위협한 데 대한 직접적 대응이라면서 이날 전투기, 선박, 잠수함 등을 동원해 후티가 사용하는 10여곳에 대규모 폭격을 가했다. 호주, 바레인, 캐나다, 네덜란드가 이날 작전을 지원했다.

이들 4개국과 미국, 영국, 한국, 덴마크, 독일, 뉴질랜드 등 10개국 정부는 이번 공습을 “유엔 헌장에 부합하는 고유 권리인 개별 및 집단 자위권에 따라” 수행한 것으로 규정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은 이번 공습에 참여하지도, 지지 성명에 서명하지도 않았다. 로이터는 이는 후티 반군에 대한 대응 방식을 둘러싼 서방 내 분열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실은 이번 공습에 참여 요청을 받지 않아 성명에도 서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정부 소식통은 이탈리아가 공습 참여 요청을 받았으나 의회 승인이 필요하고 홍해 상황을 진정시키는 정책을 선호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전했다.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부 장관은 최근 로이터에 후티 반군의 공격 행위는 중단돼야 하지만 해당 지역에 새로운 전쟁을 촉발하지 않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프랑스는 이번 공습에 동참할 경우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논의에서 자국이 지닌 지렛대를 잃을까 우려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프랑스는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충돌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부 장관은 취재진에게 자국은 평화와 대화를 증진하기를 원해 군사 행동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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