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하도급업체와의 계약 체결 과정에서 서면 발급 의무를 위반한 신발·의류 제조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는다.

14일 공정위는 영원아웃도어와 서흥, 롯데지에프알 등 3개 사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20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등으로 알려진 영원아웃도어는 의류 제조·판매 업체다. 서흥은 해외 유명 신발 OEM 업체인 창신아이엔씨의 계열사로 신발 제작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조달한다. 롯데지에프알은 롯데쇼핑의 자회사로 백화점 유통 채널 브랜드 의류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회사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105개 수급 사업자에게 원단과 부자재의 제조를 위탁하면서 하도급 대금 등 법정 기재 사항을 누락하거나 거래 당사자의 서명 날인이 없는 서면을 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발급한 하도급 기본계약서는 거래 당사자의 기본적인 권리와 의무만이 담겨있을 뿐, 계약 건별 하도급대금과 목적물 등 구체적인 사항이 포함되지 않았다.

발주서에는 하도급 대금과 목적물 등 세부 사항이 기재돼 있었지만, 거래 당사자 간 서명·기명 날인 없이 발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계약 내용의 불명확으로 인해 발생하는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서면 발급 의무를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하도급 거래에서 수급 사업자의 지위를 열악하게 하고 분쟁의 시작점이 되는 서면 미발급 행위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