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처음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작년 12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27일 만이다. [연합]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북한이 14일 올들어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가운데, 북러 외무장관 회담을 통해 러시아와의 ‘반미’ 연대 강화에도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14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15~17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초청에 따라 러시아를 방문한다. 최 외무상은 방러 기간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북러 외무장관 회담을 열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러는 표면적으로 지난해 라브로프 외무장관 방북의 답방 차원이지만,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가 더욱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북러 간 전략적 연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의 지난해 9월 정상회담 개최 이후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북러 정상회담 후속 논의를 위해 같은 해 10월 5년 5개월 만에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최 외무상을 만났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당시 다양한 북한 측 인사들과 양측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기간 양측이 추가 무기 거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지도 주목된다. 북러는 무기 거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 등 서방은 북한이 러시아에 꾸준히 무기를 제공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러시아가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지난 11일(현지시간) 북한 탄도미사일을 러시아로 옮기는 데 관여한 러시아 기업 3곳과 개인 1명을 제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북 논의도 북러 외무장관 회담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3월 대통령선거에서 5선에 성공한 후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다.
최 외무상의 이번 방러는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위급 대면 외교 활동을 본격화한다는 의미여서 주목받고 있다. 그의 방러는 2022년 외무상에 임명된 후 첫 단독 해외 방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초 중국, 러시아 외교관의 평양 부임을 제한적으로만 수용하며 대외 교류에 소극적 모습을 보여왔으나 지난달 박명호 외무성 부상이 베이징을 방문하는 등 외교적 소통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북한의 대면 외교 재개는 김정은 위원장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지시한 ‘반미 국가’ 연대 강화 실행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한편, 이날 통신은 김선경 외무성 부상을 특사로 하는 정부 대표단이 우간다를 방문해 제19차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와 개발도상국 정상회의(South Summit)에 참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