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울산과기원(UNIST) 병원 생긴다…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통합 추진

UNIST 바이오메디컬학과 학생들의 연구 모습.[UN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부산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통합을 검토중이다. 대한민국 의사과학자 양성을 본격화하기 위한 일환이다.

16일 과학계에 따르면 UNIST는 이달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한국원자력의학원 산하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협력 등 시너지 창출을 위한 기관 통합 방안을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양 기관의 통합 논의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추진중인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에 병원이 필요했던 UNIST와 노후화된 병원에 대한 신규 투자 및 임상과 연구시너지 창출에 목말라 있던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 요구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의사과학자는 의료 현장에서의 임상 경험에 과학기술 지식을 접목해 질병 치료,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 등 다학제적 분야에서 융합 연구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의사이자 전문연구자를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의사과학자는 부족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사과학자는 전체 의사의 1% 미만으로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다. 과학계에 따르면 미국 의과대학 졸업생(4만5000명) 중 3.7%(1700명)가 의사과학자로 육성되는 반면 한국은 3000여 명의 의대 졸업생 중 0.3~0.7% 수준에 그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경.[헤럴드DB]

UNIST 관계자는 “동남권의학원에 통합관련 의견을 전달했고 해당 지자체인 부산시에도 의견을 문의한 상태”라며 “다만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 이야기는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UNIST가 구상하는 과기의전원은 학사학위 소지자를 선발, 4+3년 교육 과정을 거쳐 의사 면허증과 박사 자격을 동시에 보유한 의사과학자(MD-PhD)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모집 정원은 약 40명 정도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헤럴드DB]

UNIST는 효율적인 진단이나 치료 방법론을 개발하는 ‘의사과학자’를 넘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진단 기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의사공학자’ 양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UNIST는 동남권의학원과의 통합을 통해 바이오분야 캠퍼스를 신규 조성하고 향후 과기의전원 협력병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 경우 수백억원이 넘는 부채와 인위적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통합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의사과학자 양성을 반대하고 있는 의료계의 반발도 변수다.

한편 이번 통합건에 앞서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은 지난 2022년 카이스트(KAIST)와 통합론에 휩싸였었다. 만성적 적자와 병원 노후화에 시달리고 있는 원자력의학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거듭날 계기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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