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기사 정보교 씨가 지난해 12월 번동에서 화재를 막은 공로로 수령한 감사장을 들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가 골목길 화재를 진압해 감사장을 받았다. CJ대한통운은 배송 업무 중 주택 화재를 발견하고 초동 조치로 인명피해를 막은 택배기사 정보교(사진) 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시 강북구 번동에서 3년째 CJ대한통운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는 정 씨는 지난해 12월 4일 배송업무를 위해 골목 주택가를 찾아가던 중 한 집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목격했다.
“불이야” 소리를 질러 집에 있던 사람들을 불러낸 정 씨는 화재 진압을 위해 택배차에 비치된 소화기를 꺼내 지붕에 분사했다.
소화기 한 대로 화재가 진압되지 않자 근처에서 공수한 소화기를 옆집에서 뿌렸다. 옆집과 40~5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불길이 번질 위험이 컸는데 기지를 발휘해 불길 확산을 막은 것이다.
정 씨가 세 번째 소화기를 찾아 뛰어들어갔을 때 소방대원이 현장에 도착했다.
하얀색 재를 뒤집어쓴 정 씨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박스가 실린 카트를 밀며 택배차로 돌아갔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불은 완전 진압됐다.
정 씨가 화재 진압에 나선 일은 주변에서 입소문을 타고 뒤늦게 알려졌다. 정 씨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 굳이 알리지 않았다”며 “누구라도 연기를 목격했으면 뛰어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화재가 발생한 번동 일대는 주택 여러 채가 붙어 있는 구조라 옆집으로 불이 쉽게 번질 수 있었지만, 정 씨가 이를 막았다.
정 씨는 “평소에 회사에서 받아온 소방안전교육이 도움이 됐다”며 “이번 경험을 계기로 택배기사로서 안전도 함께 배송하는 동네 지킴이 역할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