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1월의 절반이 지났는데 아직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열리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이 국민께 한 해의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히는 것은 대통령의 의무이자 국민의 알 권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2년 연속 신년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올해는 잘 짜여진 각본으로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고 사라지는 행사만 소화하고 있다”며 “대선 당시 김종인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해달라는 대로 연기만 잘하면 선거는 승리할 수 있다는 조언을 이제 와서 실천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022년 1월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일 당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후보에게) 총괄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비서실장 노릇을 할 테니 후보도 태도를 바꿔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를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실언과 역량 부족 논란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을 우려한 작심발언이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홈페이지를 본인 사진으로 도배하며 광폭 행보를 보였던 김건희 여사도 한 달 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 부부가 모두 사라져버린 것은 대통령실과 여당의 선거 전략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무능하고 무책임으로 임기 2년도 안돼 지지율이 30%인 대통령과 주가조작 등 범죄 의혹을 받는 대통령 부인이 국민 모두에게 지탄의 대상이 된 상황에서 대통령 부부가 보이지 않는 것이 총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일리 있는 판단인 것 같기는 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정치가 아무리 비정하다고 하지만 여당 스스로 만든 대통령을 사실상 유폐하고 식물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어이가 없다”며 “무엇보다 잠깐 눈에서 사라지면 잘못도 없어지고 국민도 속을 것이라는 꼼수는 국민에게 비웃음만 사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홍 원내대표는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최근 정치 행보에 대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전국을 다니면서 사실상 한동훈 대통령이 신년 인사회를 하는 것 같이 활동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바뀐 것 같다. 세간에서는 지금 이 모습 때문에 대통령이 누구인지 헷갈린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이미 법률안으로 발의한 정치개혁안을 강조하는 등 좋은 행보 보이고 있다”며 “한 위원장이 말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는 헌법 개정 사항이므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을 제한하는 등과 관련한 헌법 개정 사항에 대해서도 저희는 준비하고 있고 준비가 되는 대로 여당과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시 재판 기간 세비 반납,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지역의 보궐선거 무공천을 정치개혁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실과 여당 간의 수직적 관계를 언급하며 한 위원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한 위원장에게 부족한 것이 있다면 대통령에게 옳은 소리를 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자꾸 대통령의 아바타 소리가 나오는데, 한 위원장이 ‘술 안 먹는 세련된 윤석열에 불과하지 않느냐’ 이런 의심이 사실이 아니라면 일 좀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라진 대통령 부부, 그 자리를 대신한 한 위원장이 선거 때까지만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면 대통령은 당당히 국민 앞에 나와 국민의 비판과 요구에 진솔하게 대답하고, 한동훈 위원장은 대통령에게 쓴소리하는 여당의 대표가 되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