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빠르게 러시아와 밀착하는 북한이 코로나19 팬데믹 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외국인 단체관광에 러시아인이 대거 참여한다.

16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인만을 대상으로 한 이번 관광을 준비하는 극동 여행사 보스토크 인투르는 북한 단체관광 신청 개시 후 참가 희망자가 몰리자 추가 관광객 모집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여행사 북한 여행 매니저 나탈리아 지니나는 “나흘 동안 평양과 북한 동해안에 있는 스키장에서 이뤄지는 관광에 100명 이상의 러시아인이 신청했다”고 NK뉴스에 말했다.

여행사 측은 이번 북한 단체관광에는 러시아 전역에서 온 관광객 70명과 여행사 직원·기자·어린이 30명 등 모두 100명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단순 호기심 차원에서 신청한 사람도 있을 수 있어 실제로 북한 관광에 참가할 인원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번 북한 단체관광은 다음 달 9∼12일 3박 4일간 이뤄진다.

관광객은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평양 간 왕복 항공료와 북한 내 항공권 등을 포함해 1인당 750달러(약 100만원)를 부담해야 한다.

이들은 평양에 도착해 양각도호텔에서 하루 묵은 뒤 김일성 광장, 개선문, 주체사상탑 등을 둘러보고 원산 마식령스키장 리조트를 찾는다.

과거 북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동해안으로 이동할 때 버스를 이용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항공기를 탄다.

이번 러시아 관광객의 북한 방문은 작년 9월 열린 양국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연해주 대표단과 북한 당국 간 체결한 협정에 따른 것이다. 향후 북러 사이에 재개될 공식 관광에 대비해 시범적으로 이뤄진다.

특히 연해주 정부는 북한 단체관광 활성화 등을 위해 올해 안으로 북한으로 오가는 여객 철도 노선 개통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보스토크 인투르 측은 “이번 시범 여행이 성공한다면 향후 추가적인 국경 개방이 있을 수 있다”며 “관광객에게 새로운 루트를 제공하기 위해 북측과 버스, 페리, 철도서비스 및 항공편 출시 등에 관한 문제를 논의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북한 당국의 까다로운 규제와 노후 관광시설 등 탓에 러시아인이 북한 관광을 크게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북한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2020년 1월 국경을 봉쇄했으며, 지금까지 관광객 입국을 금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