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꼴불견”…철거 지시한 ‘조국통일3대헌장 기념비’는 무엇?

‘조국통일3대 헌장기념탑’.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기구 공식 폐지 선언과 함께 부친이 세운 ‘조국통일3대 헌장기념탑’까지 철거를 지시해 관심을 모은다.

16일 조선중앙통신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수도 평양의 남쪽관문에 꼴불견으로 서있는 ‘조국통일3대 헌장기념탑’을 철거”하라는 등 “공화국 민족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조국통일3대 헌장기념탑’은 김일성 주석의 ‘통일업적’을 선전하는 상징물로 평양 남쪽 관문인 통일거리 입구에 2001년 8월 14일에 세워졌다.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직후다.

이 조형물은 10여만㎡ 부지에 아치 문 모양의 형태로 건립된 탑신과 부주제군상들이 부각된 기단으로 이뤄져 있다. 탑신은 한복을 입은 두 여성이 ’3대 헌장 마크’를 높이 들어올리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탑신에는 60㎏이 넘는 화강석 2560개가 붙어 있으며, 탑신 내부에는 남과 북, 해외동포와 단체들이 보낸 ‘기념석재’ 740여개가 부착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탑의 높이는 조국통일 3대 헌장을 상징해 30m, 너비는 6·15 남북공동선언을 상징한 61.5m다. 탑의 맨 위에는 목란 꽃 장식 위에 한반도 지도가 그러져 있고, 아래에는 ’3대 헌장’이라고 새겨져 있다.

김 위원장이 ‘조국통일3대 헌장기념탑’까지 철거를 지시한 건 처음이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원칙을 상징하고 아버지 김정일 전 위원장이 건축한 상징물을 없애라고 한 건 수십년간 이어져 온 북한의 대남정책의 폐기를 상징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정은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 내용과 관련해 CNN에 “김 위원장이 김일성, 김정은의 유산을 깨뜨리고, 자신만의 권력 통치 방식을 구축하려 한다”며 ” ‘조국통일3대 헌장기념탑’ 철거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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