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소비 심리 위축 여파로 전년 대비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잠재력이 높은 인도 지역은 상대적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며, 친환경차 선두주자인 전기차 시장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24% 가까이 성장하면서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양진수 현대자동차그룹 경제산업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상무)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에서 열린 신년 세미나에서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이날 세미나의 주제는 ‘자동차 시장 2023년 결산 및 2024년 전망’으로,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주최했다.
양 상무는 “지난해 완성차 업체들의 공급이 정상화되며 미국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대기수요가 실현됐고, 인도 시장이 고성장을 지속하며 회복세를 견인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주요 시장의 대기수요 소진과 금리인상 영향이 상반기에 집중돼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상무는 올해 연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산업수요가 전년 대비 1.6% 증가한 8412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 시장이 2022년 대비 9.2%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완성차업체들의 수익성도 떨어질 전망이다. 양 상무는 “공급이 정상화하는 가운데 소비자 구매심리 위축으로 전반적인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이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완성차 업체들이 수익성 둔화에 대응해 비용 절감을 강화하고, 보수적 투자 기조로 선회할 전망이다.
다만 전기차 시장은 전년 대비 24.05% 성장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양 상무는 “올해 전기차 시장은 주요 업체들의 가격 인하와 저가형 모델 출시로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여는 중요한 관문이 될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은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동시에 일부 지역에서는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 경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또다른 핵심 키워드로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커넥티드카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등 고성능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활용, ‘끊김 없는(Seamless)’ 차량 내 사용자 경험(In-Car UX), 고도화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업체 간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 양 상무는 “주요 업체들이 AI를 활용,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양산차 적용 가능성을 높인 2~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윤 기자